대형 건설사 미청구공사액 지속 증가세...현대건설 5.7조 가장 많아, 포스코이앤씨는 17%↓

2024-09-06     이설희 기자
대형 건설사들의 미청구공사액이 올해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20대 건설사의 절반 이상에서 올 들어 미청구공사액이 늘었다.

6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대 건설사 중 상반기 보고서를 제출한 14개사의 지난 6월 말 기준 미청구공사액은 21조9819억 원으로 9.6% 증가했다.

미청구공사액은 지난 3년간 눈에 띄게 증가했다. 2021년 14조7311억 원, 2022년 16조6138억 원, 2023년 20조580억 원으로 늘었다.

20대 건설사 중 미청구공사액이 늘은 곳은 무려 11곳이었다.  3곳만 줄었다.

미청구공사액은 아직 발주처에 공사비를 청구하지 못한 계약 자산이다. 발주처에게 받을 예정인 미수금으로 회계상 손실이 아닌 자산으로 분류된다. 다만 발주처로부터 공사비를 받지 못할 경우 남은 미청구공사액이 모두 손실이 될 가능성이 있어 위험자산으로 꼽힌다.
 

6월 말 기준 미청구공사액이 가장 많은 건설사는 현대건설(대표 윤영준)이다. 현대건설의 미청구공사액은 5조7242억 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7.3% 증가했다. 현대건설의 미청구공사액 규모는 2위 삼성물산보다 2배 이상 많다.

현대건설의 미청구공사액이 큰 이유는 다른 건설사에 비해 대형 사업장이 많기 때문이다. 미청구공사액의 규모가 1000억 이상인 사업장이 7곳이나 된다.

이중 5곳이 해외 대형 사업장이다. 사우디 마잔 가스처리 공장 부대시설(3158억 원), 베트남 꽝짝 화력발전소(3063억 원), 파나마 메트로 3호선(1773억 원), 사우디 마잔 오일처리 시설(1305억 원), U.A.E 원전 건설(1049억 원) 등에서 미청구공사액이 발생했다.

국내에선 둔촌주공 재건축(3230억 원),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1766억 원) 등에서 1000억 원 이상의 미청구공사액이 남았다. 다만 둔촌주공 등 국내 주택 공사는 올해 하반기 입주 예정이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상환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매출액 증가에 따라 미청구공사액도 자연스럽게 증가한 것“이라며 ”올해 40개 현장의 준공과 해외 대형 현장의 대금 회수 계획에 따라 미청구공사액도 해소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미청구공사가 2조5032억 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35.7% 늘었다. 20대 건설사 중 증가율이 가장 높다.

평택 FAB3기 신축공사(4707억 원), 평택 P4 신축공사(2351억 원), 평택 P3 Ph3(1429억 원) 등에서 미청구공사액이 발생했다. 해외 사업장 중에는 카타르 LNG 수출기지에서 1215억 원의 미청구공사액이 남았다.

다만 평택 FAB3기 신축공사, 평택 P4 신축공사 등의 사업장은 공정률 100%인 데다가 발주처도 같은 계열사인 삼성전자인 만큼 조만간 미청구공사액을 정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관계자는 "진행 공정과 공사비 청구 시점에 따라 차이가 생길 수 있다. 공정이 빠르게 진행되는 시점이라 일시적으로 증가한 것“이라며 ”발생한 미청구공사액이 매출액 대비 약 10% 수준에 불과해 큰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서희건설과 롯데건설,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도 미청구공사액이 두 자릿수 비율로 증가했다.

미청구공사액이 가장 많이 줄어든 것은 포스코이앤씨(대표 전중선)다. 포스코이앤씨의 올 상반기 미청구공사액은 1조6188억 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7% 감소했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건축이 8587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인프라 4405억 원, 플랜트 2133억 원 순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주요 사업장 중 광주오포 2차 공동주택 개발사업, 고양 풍동2지구 1 2 4BL 공동주택, 폴란드 바르샤바 소각로 EPC 등에서 미청구공사액을 크게 회수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대형 프로젝트 준공에 맞춰 청구시기가 도래한 공사기성을 회수하면서 미청구공사액이 줄어 들었다”며 “재무건정성에 영향이 없도록 꾸준한 관리를 해 나가고 있다”라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