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취임 4년, 매년 최대 실적 경신...다음 목표는 수소 생태계 구축
2024-09-24 박인철 기자
정회장의 다음 목표는 수소차 시장 개척이다. 언젠가 다가올 대중화를 위해 체코, 인도네시아 등과 수소 사업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정 회장은 취임 후 현대차가 ‘패스트 팔로우’가 아닌 ‘퍼스트 무버’로 거듭나야 한다며 품질 높은 완성차 제조와 신기술 투자를 강조했다.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 고수익·친환경차 중심의 판매 전략을 국가별로 세우고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개발, 전용공장을 설립하는 등 전동화 시대에서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
실제로 성적도 좋다. 현대차그룹은 2022년 그룹 최초로 연간 글로벌 판매량(684만5000대) 3위에 올랐다. 토요타그룹, 폭스바겐그룹 다음이다. 올해 상반기도 3위를 유지하고 있다. 상반기 판매량은 361만5915대로 정 회장 취임 직전인 지난 2020년 상반기(227만2075대)와 비교하면 4년 만에 59.1% 증가했다.
다음 과제는 수소차다. 정 회장은 차세대 먹거리로 수소를 점찍었다. 현대차그룹은 2045년까지 자동차 생산부터 운행, 폐기까지 전 단계에 걸쳐 탄소 순배출 ‘제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쉽지 않은 길이기도 하다. 현재 수소차 시장은 충전 비용 상승·충전 인프라 부족 등 문제로 역성장을 겪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수소차 판매량은 1만4451대로 전년 동기 대비 30.2% 감소했고 올해도 비슷하다. 현대차만 해도 올해 8월까지 수소차 판매량이 2140대로 전년 동기보다 40.4% 감소했다.
그럼에도 현대차는 지난달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향후 10년간 수소 사회 전환에 5조7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미래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수소차는 운행 후 배기가스는 안 나오고 물만 배출하기 때문에 ‘궁극의 친환경차’로 꼽힌다. 충전 시간은 전기차보다 짧으면서도 주행거리는 오히려 길게 제조할 수 있다. 친환경차를 전기차에만 국한하지 않고 범위를 넓혀 수익 창출과 환경 보호에 기여할 수 있다.
정 회장도 지난 12일 미국 뉴욕에서 GM과 전기차·수소차 연구개발 등 포괄적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지난 5월에는 방한 중인 인도네시아 경제 관료들과 만나 전기차·수소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다음 달 방한 예정인 토요타 아키오 토요타그룹 회장과 수소 사업 육성 방안을 논의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수소 동맹을 아시아, 유럽으로 확장하려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정부와 유기성 폐기물을 수소로 전환하는 합작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해 트램, 선박, 경비행기, 발전기, 중장비 등 다양한 분야로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라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