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게임 왜 이러나?...국내 매출 톱 10에 한국 게임 달랑 4곳 뿐
중국을 비롯한 외국산 캐주얼 게임들의 인기가 높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일 매출 상위권을 지키던 리니지M도 중국 게임과의 경쟁에서 고전하고 있고 10위 권 내에 국산 게임은 절반도 되지 않는다. 국내 게임사들이 과금 유도 사업모델에 집중된 MMORPG에 편중돼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4일 기준 국내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에 따르면 상위권에 위치한 한국 게임은 단 4곳으로 10위권 내에 절반이 되지 않는다.
라스트 워: 서바이벌(중국)이 1위를 차지하고 있고 리니지M(한국)은 2위로 밀려났다. 3위엔 WOS: 화이트아웃 서바이벌(중국), 4위 로얄 매치(터키), 5위 로블록스(미국), 6위 AFK: 새로운 여정(싱가포르), 7위 오딘(한국), 8위 원신(중국), 9위 리니지2M(한국), 10위엔 운빨존많겜(한국) 순이다.
8월 순위도 마찬가지다. 한국 게임은 리니지M, 로드나인, 오딘, 리니지W, FC 온라인 모바일 5종 뿐이다. 지난해 8월엔 1위부터 9위까지 모두 국산 게임이 랭크돼 있었다. 1위 리니지M부터, 2위 나이트크로우, 3위 아레스, 4위 오딘, 5위 리니지W, 6위 신의 탑, 7위 FC온라인 모바일, 8위 FC모바일, 9위 아키에이지 워, 10위 픽셀 히어로 순이다. 1년 만에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의 판도가 뒤바뀐 것이다.
지난해 8월 매출 순위를 살펴보면 신의탑(수집형 RPG), FC온라인(스포츠), FC 모바일(스포츠), 픽셀히어로(방치형)을 제외하고 모두 ‘리니지라이크’라 불리는 MMORPG가 매출 상위권을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 매출 순위를 장악한 외국 게임들의 장르는 모두 캐주얼이다. MMORPG는 리니지M, 오딘, 리니지2M 단 세 작품뿐이다. 원신은 RPG 장르이긴 하지만 MMO(다중접속)보단 캐주얼, 액션에 더 가깝다.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업체들이 자초한 것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리니지 라이크’라 불리는 MMORPG 장르가 유저간 경쟁(PvP) 구도를 중심으로 과금을 유도하는 사업모델을 채택하고 무거운 캐릭터 육성 방식으로 이용자들을 지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국산 MMORPG는 수백, 수천만 원을 들여도 경쟁에서 이기기 어렵다. 한번 시작하면 과금에 투자한 매몰비용 때문에 지루한 육성을 강제적으로 반복해야 하는 구조다”라며 “이에 지친 게이머들이 간단하고 가볍게 플레이할 수 있는 캐주얼 장르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국내 업체들도 트렌드를 따라 다양한 캐주얼 게임을 출시하고 있지만 큰 성과를 내진 못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배틀크러쉬,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 모험의 탑, 넷마블은 세븐나이츠 키우기에 이어 일곱 개의 대죄 키우기 등 짧은 플레이 시간과 가벼운 사업모델 중심의 게임을 출시했지만 대부분 매출 10위권 내에 들지 못했거나 꾸준한 매출 규모를 유지하지 못해 하위권으로 밀려난 상황이다. 111%의 ‘운빨존많겜’만이 유일하게 꾸준히 10위권을 오르내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등 외국 게임사들의 개발력도 높아졌고 SNS를 통해 게임을 꾸준히 노출하는 공격적인 마케팅이 크게 효과를 보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도 최근 방치형 RPG나 퍼즐요소가 결합된 액션 장르 등에 도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MMORPG 의존도가 높고 장르적 트렌드를 따라가기 어려워하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 매출 10위권 내 게임사들은 여전히 MMORPG 매출 비중이 높다. 엔씨소프트는 거의 모든 매출이 MMORPG에서 나오고 있다. 위메이드는 나이트크로우와 미르 시리즈가 중심을 잡고 있고, 카카오게임즈 역시 오딘과 아레스가 대표적이다. 그라비티의 경우 라그나로크 시리즈, 웹젠은 뮤 시리즈에 매출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최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