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금융지주 '순익 5조 클럽' 가나?...예대마진 확대로 하나·우리금융지주도 쾌청
2024-09-25 김건우 기자
KB금융지주(회장 양종희)는 1분기 KB국민은행(행장 이재근)의 '홍콩H지수 ELS' 관련 대규모 충당금 발생에도 불구하고 3분기까지 순이익 4조3000억 원 달성이 유력한 상황이다.
신한금융지주(회장 진옥동) 역시 맏형 신한은행(행장 정상혁)의 순이익이 20% 이상 급증하는 등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고 카드·생명보험·증권 등 주요 비은행 계열사들도 뒷받침하면서 지난 2022년에 이어 두 번째로 3분기 만에 순이익 4조 원 돌파를 기대하고 있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지배주주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한 14조775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4대 금융지주 3분기 당기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한 4조7250억 원을 기록하며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됐다.
개별 회사로는 KB금융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한 4조2826억 원을 기록하며 '1등 금융지주' 자리를 사수할 것으로 예측됐다.
KB금융은 지난 1분기 KB국민은행이 판매한 '홍콩H지수 ELS' 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며 손실 배상 관련 충당금을 8620억 원 가량 쌓는 등 일회성 손실이 발생한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플러스 성장이다. 충당금이 일부 환입된 측면도 있지만 2분기부터 은행의 이자이익이 회복되고 비은행 부문에서도 뒷받침하면서 빠르게 실적 개선이 이뤄졌다.
신한금융 역시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7.3% 증가한 4조953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측됐다. 4대 금융지주 중에서 순이익 증가액과 증가폭 모두 1위다.
맏형 신한은행이 지난해 상반기까지 은행부문 당기순이익 3위로 뒤쳐졌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이자이익 증가 및 글로벌 부문 수익성 개선 영향으로 22.2% 증가한 2조535억 원을 기록하며 경쟁사를 제치고 1위를 탈환한 점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하반기에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지주(회장 함영주) 역시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3.9% 증가한 3조935억 원을 기록하며 견조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 1위를 달성한 하나은행(행장 이승열)이 올해는 '성장'보다는 '관리'에 초점을 맞추며 성장 속도를 조절하고 있지만 하나증권(대표 강성묵)이 지난해 대체투자 부문 손실로 발생한 적자를 극복하고 올해 턴어라운드 기조를 이어가면서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회장 임종룡) 역시 올해 3분기까지 예상 누적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6.9% 증가한 2조6061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금융지주사들의 호실적이 예상되는 이유는 대출성장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에서 비롯된다. 부동산 경기 개선 기대감과 2단계 DSR 도입을 앞두고 가계대출 수요가 급증하면서 8월 한 달간 가계대출이 전월 대비 9조8000억 원, 그 중에서 주택담보대출은 8조5000억 원 증가하며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한 바 있다.
더욱이 주요 은행들이 폭증하는 가계대출 수요를 줄이라는 금융당국의 방향에 따라 주담대 가산금리를 7월과 8월 두 달간 20여 차례 인상하면서 3분기 은행 이자이익 인상분에 고스란히 반영될 가능성도 높다. 지난해 부동산PF 부실 우려에 따른 충당금 적립과 같은 일회성 손실 발생 가능성이 적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은행들은 NIM 추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대출성장률이 높게 나타나면서 3분기 순이자이익 감소폭이 제한적인데다 추가 충당금 등의 변수도 크지 않다"면서 "3분기 금융지주사 순이익은 2분기에 육박하는 양호한 순이익 시현이 예상되며 특히 4대 금융지주사는 모두 실적이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