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임원 인사 11월로 앞당기나?...실적 부진 계열사 많아 인사 폭 촉각

2024-10-17     박인철 기자
기업 구조조정(리밸런싱)을 선언한 SK그룹이 올해 조기 임원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성과주의를 기조로 7년 만에 인적쇄신에 나섰는데 올해도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큰폭의 재편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SK그룹은 11월에 임원 인사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통상 CEO 세미나가 종료된 직후인 12월 첫째주 인사를 단행했는데 올해는 SK이노베이션·SK E&S의 합병이 마무리되는 11월초에 맞춰 인사가 진행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미 지난 5월과 6월 SK에코플랜트와 SK스퀘어 대표 교체 인사를 단행하기도 했다.

SK는 현재 그룹 차원에서 리밸런싱과 조직 슬림화에 나서고 있어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 번 대규모 변화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해 SK는 2017년부터 SK수펙스를 이끈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 등 부회장단 4명을 모두 교체했다.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온, SK실트론, SK에너지 등 계열사에 50대 대표를 전면에 내세우는 등 많은 변화를 줬다. 

아직 결과는 신통치 않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장악하며 올해 역대 최대 실적(23조831억 원) 경신이 유력한 SK하이닉스(대표 곽노정)를 제외하면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SK온(대표 이석희)은 올해 2분기까지 11 분기 연속 적자에 이어 3분기도 비슷한 흐름이 지속했다.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대표 박상규)은 정유 업황에 따라 실적이 널뛰어 배터리 사업의 호조가 절실한데 아직 반등이 쉽지 않다. SK실트론(대표 이용욱)도 상반기 영업이익(1114억 원)이 전년 동기보다 39.4%%나 감소했다.
 올해 인사 폭이 더 커질 것으로 보는 이유다.  상장사들 중 실적이 악화된 곳도 많다. 상장사 20곳 중 SKC(대표 박원철), SK케미칼(대표 김철), SK바이오사이언스(대표 안재용), SK바이오팜(대표 이동훈), 나노엔텍(대표 정찬일), 인크로스(대표 손윤정) 등 6곳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실적이 하향세였다.

SKC는 지난해 적자전환에 이어 올 상반기까지 7개 분기 연속 적자다. 전기차 캐즘으로 이차전지 소재 사업에서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적자전환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외 사업에서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올 상반기 48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SK바이오팜은 올해 미국에서 판매 중인 뇌전증 치료제 판매 호조로 흑자 전환하긴 했지만 지난 2년간 적자가 1700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 3년 연속 하향세는 아니지만 에스엠코어(대표 최영상)는 2021년, 2023년 적자를 기록했다. 드림어스컴퍼니(대표 김동훈)는 올 상반기까지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는 올해 SK텔레콤·SK온 희망 퇴직 등 직원 감축도 시작한 터라 임원진에도 변화와 함께 규모 자체도 제법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