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혹평 받은 엔씨소프트 TL, 글로벌 시장에선 흥행 초읽기...‘오픈형 R&D’ 통했다
엔씨소프트가 지난 10월 출시한 신작 ‘쓰론앤리버티(이하 TL)’가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이용자 수를 기록하며 초기 흥행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새로운 개발기조로 채택한 ‘오픈형 R&D’를 통해 꾸준히 게임 전반을 개선한 결과로 풀이된다. 엔씨소프트는 앞으로도 이용자 정서에 맞는 친화적인 게임과 장르를 발굴해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TL은 지난 10월 1일 출시된 이후 꾸준히 20만 명 이상의 일일 접속자를 확보하며 성공적으로 글로벌 게임 시장에 안착했다. 국내에는 지난해 12월 출시됐지만 ‘엔씨소프트의 게임’이라는 이유로 많은 게이머와 유튜버들로부터 비난의 여론을 받아왔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TL는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을 통해 출시된 후 최고 33만6300명의 동시 접속자를 기록했고 현재도 매일 20만 명 이상의 동시 접속자를 유지하며 5위권 내를 사수하고 있다. 지난 6월과 8월에 각각 출시한 신작 ‘배틀크러쉬’와 ‘호연’의 아쉬운 부진을 만회하고 있는 모양새다.
TL의 이같은 흥행은 엔씨소프트가 지난해부터 내세운 ‘오픈형 R&D’의 결과물로 평가된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2월 TL의 국내 출시 이후 유저들과 유튜브, 디스코드 등을 통해 소통하며 꾸준히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글로벌 버전에선 해당 업데이트가 모두 적용돼 출시됐으며 국내 유저들은 이를 두고 ‘완전히 다른 게임’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오픈형 R&D를 통해 캐릭터 스킬, 아이템 드롭율, 경제 구조 등 게임 내 전반을 변화시키는 밸런스 패치를 꾸준히 진행해왔다. 또 글로벌 버전 출시 직전엔 스킬 특화, 생활 콘텐츠, 추가 PvE 콘텐츠 등을 업데이트 했다. 여기에 신규 지역 ‘톨랜드’까지 추가되며 게임 볼륨이 두 배 가량 늘어났다.
아울러 고퀄리티 그래픽, 뛰어난 최적화, PvE 중심의 콘텐츠, 이기기 위한 과금 구조(Pay to win) 등이 없다는 점 등이 서구권 게이머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 내부적으로도 실적 부진을 두고 공공연하게 ‘업보’라고 탄식했고 TL의 국내 흥행 부진 역시 같은 맥락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TL은 우려와 다르게 호평을 받고 있고 이는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한 게임 시스템 개선에 따른 결과로 보여진다”고 평가했다.
특히 엔씨소프트의 오픈형 R&D는 지난 3월 취임한 박병무 대표의 핵심 경영 목표 중 하나다. 그는 이용자들의 신뢰회복을 위해 내부 시스템을 점검하고 유저들의 의견을 게임에 반영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박 대표는 “이용자 정서를 바꾸고 브랜드 가치를 회복하기 위해 ‘이용자 친화적인 게임과 장르를 계속해서 출시해야 하고 이를 통해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엔씨소프트 내부 리뷰시스템의 개선으로 게임 이용자들의 기대치나 원하는 바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최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