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칼자루 쥔 국민연금 "장기적인 수익률 판단"
2024-10-18 박인철 기자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이 연일 격화하고 있는 고려아연과 영풍·MBK 연합의 경영권 분쟁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김 국민연금 이사장이 출석했다. 이날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관련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의 입장과 결정에 많은 국민이 관심을 두고 있다”면서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로 넘겨 사회적 가치 등 종합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은데 동의하는가”라고 김 이사장에 질의했다.
김 이사장은 “절차가 있기 때문에 현재 어떻다고 말하기가 어렵다”면서 “장기적인 수익률 제고 측면에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현재 고려아연 지분 7.83%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지난달부터 고려아연 경영권을 두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의 지분 경쟁이 연일 달아올랐다. MBK 연합의 지분이 38.47%, 최윤범 회장의 지분율이 33.9%로 비슷한 상황에서 7.83%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국민연금의 선택에 많은 이목이 쏠려 있다.
고려아연이 오는 23일까지 공개매수로 자사주를 사들인 뒤 소각하기로 결정한 상황이라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더 높아질 수 있다.
전진숙 위원이 “단기 수익 추구보다 국가적으로 중요한 산업 측면을 고려하는 것이 국민연금의 바람직한 자세”라면서 “MBK연합 같이 수익성만 추구하는 곳을 사모펀드 위탁운용사로 선정해서는 안 될 것”이라 지적하자 김 이사장은 “개선할 부분이 있으면 개선하겠다" 고 말했다.
한편 같은 날 서울중앙지법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중지 관련 심문을 진행했다. 2차 심문으로 지난 2일 MBK연합이 제기했던 자사주 취득 금지 신청이 법원에 기각되자 다시 제기한 것이다.
이날 재판정에는 채권자인 MBK연합 대리인으로 홍승면 변호사 등 11명, 고려아연 측은 김해상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등 9명이 출석했다.
고려아연 측은 1차 심문 때와 같은 재판부에서 심문을 진행하기 때문에 2차 역시 승소에 자신감이 있다는 입장이다. 법원의 판단은 오는 21일 나올 예정이다.
MBK연합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최윤범 회장 개인의 이익을 위한 배임이라고 비난하는 한편, 고려아연은 MBK연합의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항하기 위한 유일한 수단이 자사주 공개매수임을 주장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2차 가처분을 이길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공개매수 이후 의결권 확보에 총력을 다해 적대적 M&A를 반드시 저지할 것”이라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