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조주완 대표 3년, H&A·VS 매출 '쑥'...UP가전·구독사업·전장 등 성과

2024-10-24     송혜림 기자
올해 취임 3년을 맞은 조주완 LG전자 대표가 가전 구독 사업과 기업간 거래(B2B) 신사업, 고부가 제품 확대 등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고 있다. 

주력 가전 사업은 물론 신사업도 고무적인 성적을 내면서 가전 불황 속에서 3년 연속 80조 원대 매출 달성이 기대된다. 성과에 힘 입어 오는 11월 말 예정된 LG그룹 승진 인사에서 조 대표의  부회장 승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조주완 사장은 2021년 말 취임 이후 LG전자의 꾸준한 매출 신장을 이끌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올해 매출은 88조4944억 원으로 5.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대비 13% 증가한 4조119억 원이다. 영업이익은 지난해까지 가전 수요 침체 등으로 감소했지만 올해 다시 회복세로 접어들었다. 부채비율은 156%에서 149%로 17%P 하락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7월 조 사장은 LG전자가 다양한 공간에서 고객 경험을 연결·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설루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선포하며 ‘2030 미래 비전’을 발표했다. B2B 사업 강화, 신사업 육성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오는 2030년 '트리플 7'(연평균 성장률·영업이익률 7%, 기업가치 7배) 목표를 달성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매해 성장세가 뚜렷한 사업부는 H&A와 VS다. 올해 상반기에도 H&A 사업 매출은 17조4504억 원, VS 사업은 5조353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 6% 증가했다. 두 사업부의 상반기 매출 비중은 LG이노텍 매출을 제외한 전체 매출의 67%에 이른다. 

H&A 사업부는 주력 사업인 가전과 함께 신사업도 고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조 사장은 사용자를 배려하고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공감지능(AI)’을 강조하며 AI가전은 물론 구독 서비스, 기업간거래(B2B)향 신사업 등 포트폴리오를 확대해왔다.

대표적으로 지난 2022년 가전제품 업그레이드 서비스인 ‘UP가전(업가전)’을 선보인데 이어 지난해 가전 전용 AI칩과 가전OS를 갖춘 초개인화, 구독, 제휴 서비스 등을 결합한 '업가전 2.0'를 출시했다. AI가전과 IoT기기 간의 연결성 확보를 위해 올해 7월 네덜란드 스마트홈 플랫폼 기업 ‘앳홈’의 지분을 인수하는 등 스마트홈 사업 강화에도 나섰다.

새 캐시카우로 자리 매김한 가전 구독 사업도 적극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2009년 정수기 렌탈을 시작해 지난해 9월 렌탈 사업 브랜드명을 ‘가전 구독’으로 바꾸고 대형 가전까지 구독 영역을 확대했다. 현재 구독 서비스 제품은 에어컨, 세탁기, 냉장고, TV 등과 B2B용 클로이 서빙로봇, 프리미엄 환기 제품까지 총 23종이다.
 

LG전자 구독 사업 매출은 지난 2019년 4398억 원에서 지난해 9628억 원으로 연평균 약 20% 이상 성장했다. 올해 상반기 구독 사업 매출(케어서비스 제외)은 전년 대비 77.9% 증가한 7733억 원으로 연간으론 1조8000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 국내 가전 매출 가운데 구독 비중 역시 지난해 15%에서 올해 20% 이상으로 상승했다.

빌트인(Built-in) 가전과 AI 데이터센터 냉각 시스템 등 냉난방공조(HVAC) 중심의 B2B 사업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매출 중 B2B 사업 비중은 지난 2021년 27% 수준에서 올 상반기 35%까지 상승했으며 내년에는 45%까지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앞서 LG전자는 2030년 매출 100조원에 B2B 비중을 40% 이상으로 키우겠다고 발표했는데 이미 목표치에 가까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VS사업부는 조 사장이 취임한 2021년을 기점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기차 수요 정체 현상에서도 차량용 웹OS 콘텐츠 플랫폼 공급을 늘리고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한 덕분이다. 현재 수주 잔고도 약 90억 원 수준으로 올해도 100억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LG전자 조주완 사장

조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전장과 같은 고성장·고수익 핵심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본사를 방문한데 이어 9월에는 일본의 도요타 본사를 찾아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력 관계를 다졌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