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치 10kg 2만원 대', 파격가 농산물 쇼핑몰 한달째 먹통...집단 피해 우려

2024-10-25     이정민 기자
#1 전북 군산에 사는 김 모(여)씨는 지난 4일 앱 배너에 노출된 땡처리닷컴의 '포기김치 10kg 2만9900원' 광고를 보고 무통장입금으로 주문했다. 그러나 20여일이 지나도록 제품을 받지 못해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판매처 고객센터는 전화를 받지 않고 대표번호로 문자메시지를 보내도 답변은 받을 수 없었다. 카카오톡 고객센터로도 수차례 문의를 시도했지만 메시지를 읽지 않았다고. 김 씨는 "대표전화와 카카오톡 오픈채팅으로 메시지를 남겨봤지만 답이 없어서 답답하고 화가 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2 충남 아산에 사는 김 모(남)씨는 지난 9월10일 주식회사 땡처리닷컴에서 포기김치 10kg 상품을 구매하며 2만9900원을 무통장 입금했다. 배추 수급 문제로 배송이 늦어진다기에 기다렸으나 지난 10월17일경 부터는 문자 상담이나 고객센터, 카카오톡 챗봇상담 모두 연결되지 않았다. 김 씨는 "현재 모든 소통 창구와 연락이 두절됐다"며 불안을 호소했다.

#3 인천시 미추홀구에 거주하는 이 모(여)씨는 지난달 27일 주식회사 땡처리닷컴에서 시중가보다 저렴한 포기 김치 10kg을 2만9900원에 무통장입금으로 구매했다. 조만간 배송될 줄 알았지만 한 달여가 다 되도록 제품을 받지 못한 상태다. 이 씨는 "대표전화로 기재된 번호로 전화 통화를 수차례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는다"며 어쩔 줄 몰라 했다.

#4 부산시 사하구에 사는 박 모(여)씨는 지난 달 30일 주식회사 땡처리닷컴 사이트에서 포기 김치10kg, 2만9900원 상품을 무통장입금 방식으로 결제한 뒤 아직 제품도, 환불도 받지 못한 상태다. 고객센터는 전화도 받지 않고 사이트 내 환불 문의글을 남겨도 봤지만 답변 대기 상태만 지속되고 있다. 박 씨는 "너무 답답하다"며 "물량 수급의 어려움으로 2~4주 걸릴수 있다는 내용은 있어서 10월 말까지 기다려 보려 했으나 아무런 연락이 닿지 않아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배추 값 상승으로 온라인상에서도 포기김치 상품이 품절되거나 일부 가격을 올려 판매하는 일이 잇따르는 가운데 농산물 전문 쇼핑몰 '주식회사 땡처리닷컴'에서 결제하고 제품을 받지 못했다는 소비자들이 속출해 주의가 요구된다.

해당 사이트는 포기김치 5kg과 10kg을 각각 2만2900원, 2만9900원으로 시중가의 60%에 불과한 초저가에 판매했는데, 배송이 지연되고 고객센터도 연락이 닿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25일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따르면 10월 초부터 '농산물유통센터 땡처리닷컴'에서 포기김치를 구입했다가 받지 못했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이달에만 약 100여 건 이상이 제기됐다. 
 
▲소비자고발센터에 농산물유통센터 땡처리닷컴 관련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한 달 가까이 배송이 지연되고 있음에도 판매 사이트에 안내된 카카오톡 문의 링크도, 고객센터 전화도 연결되지 않아 소비자의 불안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아울러 사이트에서 운영하는 카카오톡 챗봇도 채팅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결제도 신용카드로는 불가능하고 무통장입금만 가능하도록 설정돼있어 카드사로부터 청약철회를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지난 24일 농산물유통센터 땡처리닷컴 사이트를 방문해보니 판매 상품이 모두 삭제돼 있었다. 전날까지만 해도 감자·망고·샤인머스캣 등 농산물과 소고기·돼지고기 등 축산물을 최소 24%에서 최대 68%까지 할인해 판매하고 있었다.

불만이 다발한 배추 김치의 경우 타사(대상 종가·CJ제일제당 비비고) 제품 대비 약 60% 가량 저렴했다.

사이트에 기재된 대표전화로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응답하지 않았다. 카카오톡 고객센터라고 안내된 오픈채팅도 '대화 중인 상대가 많아 참여할 수 없다'라는 상태만 지속될 뿐 닿을 수 없었다.
 
▲땡처리닷컴 카카오톡 문의 링크 및 챗봇 모두 채팅이 불가능한 상태다

땡처리닷컴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땡처리닷컴'의 사업자등록일은 올해 7월31일로, 쇼핑몰 개설일도 오래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땡처리닷컴은 카카오톡 및 네이버 광고 배너 등을 통해 판매창을 노출시켰으며 타사 대비 낮게 책정된 김치 가격 덕에 입소문을 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사이트에서는 입금 확인된 날짜로부터 최대 7일 이내 출고된다고 배송 기간을 명시하고 있었으며 김치 상품은 생산되고 출고되는 양에 비해 주문이 많아 2~4주 지연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신용카드 결제는 불가능했으며 무통장입금 결제만 가능했다

땡처리닷컴으로 소비자 뿐만 아니라 타 기업에도 피해가 확산됐다. 상호가 같은 '여행사 땡처리닷컴'과 동일한 업체로 오인한 소비자들의 문의가 이쪽으로 향했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여행사 땡처리닷컴은 홈페이지에 '여행업으로 해당 업체와 무관하며 김치 등의 농수산물을 일절 판매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민원 전화량의 증가로 고객센터를 이용하는 고객님들까지도 불편을 겪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여행사 땡처리닷컴 홈페이지에 게시된 설명문

'주식회사 땡처리닷컴'의 법인등기부등본을 살펴본 결과 사내이사에 서OO 씨 홀로 이름을 올렸고 감사 등의 또 다른 임원은 존재하지 않았다.

설립 목적은 ▲법인 매매 컨설팅업 ▲경영 컨설팅업 ▲법인 사업장 양도양수 컨설팅업 ▲부동산 매매 및 임대업 ▲국내·외 여행업 등 농수산물 판매 서비스와는 거리가 있는 사업을 법인설립 목적으로 두고 있어 의문을 자아낸다.

주식회사 땡처리닷컴이 소재한 부산 해운대구청은 이미 피해 사례가 다수 접수돼 사태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산 해운대구청 관계자는 "피해 사례가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어 피해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며 "구청에서도 사업자와 연락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업체 현장에도 방문해봤으나 해당 업체의 사무실이 공유오피스 형태의 비상주 사무실이기 때문에 사업하는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거래위원회에 시정 조치 요청을 마쳤다"고 밝혔다.

한국소비자원은 온라인 거래 시 파격적인 가격 등을 제시할 경우 네이버 블로그, 온라인 카페 등을 통해 소비자 불만이 다발하는 업체인지 확인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아울러 현금 거래보다 신용카드를 이용하는 것이 좋으며 주문내역 및 결제내역 등 거래 관련증빙서류를 보관해 향후 분쟁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