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차량 판매 호조' 현대차·기아, 합산 영업이익 사상 첫 30조 돌파할까?
2024-10-25 박인철 기자
판매량은 줄었지만 제네시스 등 고수익 차종이 글로벌적으로 반응이 좋다. 현대차그룹은 고수익 차종 중심으로 해외 생산량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24일 발표된 현대차 3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 42조9283억 원, 영업익 3조5809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 4.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3% 감소했다.
영업이익 감소는 실적 부진보다 충당부채 금액 영향이 컸다. 2013~2019년 출시된 북미향 맥스크루즈에 장착된 람다2 엔진에 대한 선제적인 보증기간 연장 조치를 시행한 탓으로 일회성 비용(약 3200억 원)이 발생한 것이다.
이로써 현대차는 올해 누적 영업이익이 10조 원(10조5528억 원)을 넘었다. 통상 4분기가 자동차 업계 성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연간 영업이익은 15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와 기아가 창립 첫 합산 영업이익 30조 원을 넘길지도 주목된다. 25일 실적 발표를 앞둔 기아도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이 3조 원 이상으로 연간으로 보면 13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기아의 역대 최대 영업이익으로 올해 양사 예상치를 합치면 29조 원 수준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처음으로 합산 영업이익 20조 원을 돌파한 바 있다. 당시에는 현대차가 15조1269억 원, 기아가 11조6079억 원을 기록하며 26조 원을 넘겼다. 경기 불황에도 양사가 2년 연속 최대 수익성 경신이 유력한 셈이다.
쉽지 않은 환경이었다. 올해 경기 불황이 극심해지면서 현대차도 판매량에선 고전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글로벌 판매량이 307만5861대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다.
올해는 국내에 GV70, G80 신형이 나왔고 미국에서도 GV80 신형을 선보였다. 제네시스는 주력 시장인 미국에서 3분기 총 2만117대로 전년 대비 3.6% 증가하는 등 반응이 좋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 시장 등에서 하이브리드차와 제네시스 차종 중심의 판매 호조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차량 가격 인상, 우호적 환율 영향 등의 혜택도 고루 받았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해외 입지를 넓혀 수익성 향상을 꾀한다는 입장이다. 현대차는 지난 21일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인 인도에서 신규 상장하며 4조5000억 원을 끌어모으는 등 전략적 수출허브로 육성할 계획이다. 인도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100만 대를 넘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지난 4월 직접 인도를 찾아 지속적인 R&D 투자를 이어갈 것임을 밝힌 바 있다.
미국도 연내 조지아공장(HMGMA)이 완공되면 판매량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HMGMA는 고성능 아이오닉 5 N을 제외한 아이오닉 5의 모든 트림을 생산할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인도법인 상장으로 유입된 현금은 주로 인도 시장에서의 경쟁력 향상과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재투자될 예정”이라면서 “HMGMA는 지난 3일부터 가동을 시작했고 점차 물량을 늘려갈 계획”이라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