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HBM 덕에 최대실적 훨훨...연간 영업이익률도 30% 이상 넘어설 듯

2024-10-25     송혜림 기자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을 늘려감에 따라 역대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 4분기에도 고부가제품인 HBM 판매를 예정대로 진행해 안정적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1~3분기 누적 매출은 46조4260억 원이다. SK하이닉스가 기록한 연간 최대 매출은 2022년 44조6216억 원이었는데 올해 세 분기 만에 역대 최대 매출을 넘어선 것이다.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5조3845억 원이다. 연간 영업이익 최대치는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었던 2018년 20조8438억 원이었는데 4분기에도 변수 없이 성장세를 이어갈 경우 역시 최대치 갱신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금융투자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연간 매출은 66조6646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3.4% 늘고 영업이익 역시 23조629억 원으로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 영업이익 모두 최고 기록이다.
 

연간 영업이익률 역시 6년 만에 30%를 넘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2018년 데이터 센터·고성능 모바일 기기 중심의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며 영업이익률은 50% 이상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이후 글로벌 무역 갈등으로 메모리 재고가 쌓이며 지난해까지 10~20% 대를 유지했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붐이 일며 고성능·고부가 D램인 HBM의 수요가 폭증함에 따라 올해 견조한 성적을 냈다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D램 내 HBM 매출 비중은 1분기 15%, 2분기 20%, 3분기 30%, 4분기 40%로 지속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증권사가 발표한 각 분기별 D램 매출 추정치와 HBM 매출 비중을 추산하면 올해 HBM 매출은 12조 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한화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SK하이닉스의 HBM 매출은 약 2조5000억 원이었다. 1년 만에 매출액이 380% 증가한 셈이다.

SK하이닉스는 AI 학습과 추론용에 쓰이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탑재되는 HBM을 사실상 독점 공급해오고 있다. 지난 3월 HBM 5세대인 HBM3E 8단을 업계 최초로 납품한데 이어 4분기부턴 후속 제품인 HBM3E 12단 제품 공급을 앞두고 있다.

HBM3E 12단 제품은 내년 상반기 중 HBM3E 8단의 판매 물량을 넘어서고 내년 하반기에는 SK하이닉스의 판매 물량의 대부분을 12단 제품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각에서 제기된 내년도 HBM 공급과잉 우려에 관해선 SK하이닉스 관계자는 24일 진행된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AI향 제품의 수요는 예상치를 상회하고 고객사의 추가 공급 요청도 있었다”라면서 “앞으로는 컴퓨팅 파워 요구량이 더 늘어나고 계산 재원이 더 많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돼 현시점에서 AI 칩 수요 둔화 등을 언급하기엔 시기상조"이라고 일축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수요가 둔화하는 레거시 제품인 DDR4와 LPDDR4의 생산을 축소하고 HBM과 DDR5, LPDDR5 등 고부가 제품 생산 확대를 위해 필요한 선단 공정 전환을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차세대 HBM은 고객이 원하는 수준의 품질로 적기에 공급하는 게 핵심이다. 6세대 제품 HBM4는 내년 하반기 출하를 목표로 하이닉스의 패키징 기술인 어드밴스드 MR-MUF, 1bnm(나노미터) 기술을 적용하고, 파운드리 파트너사(대만 TSMC)와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면서 “올해 인프라 투자 규모는 HBM 수요 대응을 위해 연초보다 증가한 10조 원 중후반대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