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권고 후 투자예탁금 이자율 1년 새 0.53%p 상승…미래에셋·현대차·iM증권 2% 최고
2024-11-04 이철호 기자
지난해 10월 산정 모범규준이 제정된 이후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소폭 상승한 것이다.
주요 증권사 가운데 신한투자증권만 지난해보다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이 소폭 하락했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국내 20대 증권사의 올해 4분기 평균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100만 원 기준)은 1.18%로 지난해 4분기 대비 0.53%포인트 상승했다.
현대차증권이 지난해 4분기 0.2%에서 올해 2%로 1.8%포인트 높아져 상승폭이 가장 컸다. 이어 iM증권이 0.4%에서 2%로 1.6%포인트 올라 2위를 차지했으며 DB금융투자가 1.25%포인트로 뒤를 이었다.
20대 증권사 중 전년보다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이 하락한 곳은 신한투자증권뿐이었다. 지난해 4분기 신한투자증권의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은 1.05%였으나 올해 4분기는 1%로 0.05%포인트 하락했다. 6월부터 평잔 50만 원 이상 구간 이용료율이 1.05%에서 1%로 하락한 것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제도 개편 이전 타사가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이 0%대였던 것과 달리 꾸준히 투자자들에게 1%대 이용료율을 제공해 왔다는 입장이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인건비, 전산비 등의 비용 증가로 인해 어쩔 수 없이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을 내렸다"며 "제도 개편 이전에도 타사와 달리 이용료율이 1%대였고 현재도 업계 평균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교보증권 등은 지난해 4분기 이후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 변동이 없다. 이들은 제도 개편에 맞춰 지난해 하반기 이용료율을 높인 바 있다.
투자자예탁금 이용료는 증권사가 투자자 증권계좌에 남은 현금을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해 얻은 운용수익을 제반비용을 차감한 후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은행에서 분기 단위로 지급되는 이자 수익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3월부터 금융투자협회, 주요 증권사와 ‘예탁금이용료 합리화 T/F’를 통해 논의를 거친 후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 개선안을 마련했다. 그 결과 이용료율 관련 직·간접 구분 및 비용 배분방식이 명확해지고 이용료율 산정주기를 분기 1회 이상으로 변경됐으며 이용료율 공시도 강화됐다.
금감원은 이를 통해 투자자가 시장금리 변동에 따라 합리적으로 산정된 이용료를 지급받고 증권사간 경쟁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했다. 시행 후 약 1년이 지난 시점에서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이 2배 가까이 상승해 일차적인 목표는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
증권업계는 금리 인하 이후에도 증권사가 섣불리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을 대폭 하향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에서 준비한 가이드라인이 시행된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이를 계속 지키려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표 공시지표인 100만 원 기준 이용료율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증권사마다 금액 구간별로 이용료율이 천차만별인 경우가 많아 공시된 이용료율에 비해 실제 지급되는 이용료는 적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미래에셋증권, iM증권, 현대차증권 등은 100만 원 구간에서의 이용료율이 2%인 반면 1000만 원 이상에서는 0.7~0.75%다. 반대로 KB증권은 100만 원 이상 구간에서의 이용료율이 1.05%이지만 30~50만 원 구간은 0.05%에 불과하다.
따라서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 공시에서 예탁금 종류별 대표 이용료율 이외에 금액별 이용료율 현황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마다 예탁금이 100만 원 이하일 때 이용료율이 높은 경우도 있고 100만 원 초과인 경우에 더 높은 이용료율을 제공하는 곳도 있다"며 "투자자에 따라서는 금액에 따라 이용료율 차이가 큰 곳이 더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