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항암제 사업 발판으로 매출 1조 돌파 전망...항암제 매출 3년 새 2배 이상 폭증

2024-11-01     정현철 기자
보령(대표 김정균·장두현)이 항암제 사업부 성장에 주력하면서 매출 1조 원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상반기에는 말초T세포 림프종(PTCL) 치료제 후보물질 BR101801(코드명 BR2002)의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을 목표로 하는 등 항암 신약 개발이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보령의 올해 매출은 1조371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7% 증가할 전망이다. 올해 초 목표로 설정한 1조 원을 달성하게 된다.

영업이익은 711억 원으로 4.1%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보령의 매출 증가에는 항암제 사업부 성장이 주효했다. 보령은 지난 3년간 해마다 전년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는데 같은 기간 항암제 사업부 매출이 1000억 원에서 두 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에는 보령의 간판 제품 국산 15호 신약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가 포함된 고혈압·이상지질혈증 사업부 매출을 넘으면서 사업부 중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보령은 항암 신약 개발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주요 파이프라인 26개 중 14개가 항암제다.

보령의 파이프라인은 신약, 개량신약, 제네릭으로 구성돼 있다. 신약 파이프라인은 4개 모두 항암과 관련돼 있다. 제네릭에선 총 8개 중 7개가 항암제다.

개량신약은 3개의 항암제를 포함해 당뇨, 고혈압, 순환기 등 다양한 질환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이 중 항암 신약 후보물질 BR101801 개발과 해외 파트너사 탐색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 후보물질은 PTCL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1상 승인받을 당시 암세포의 주요 성장·조절 인자인 'PI3K'와 'DNA-PK'를 동시에 저해하는 비호지킨성 림프종 치료제로서 전 세계 최초 개발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현재도 미충족 수요가 높은 분야로 알려져 있다.

보령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중으로 BR2002 임상 2상 IND 신청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빠른 개발과 글로벌 진출을 위해 라이선스 아웃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LBA 및 자체 제품화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LBA는 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을 인수하는 전략을 말한다. 보령은 기존 항암제 전담팀을 2019년 ONCO본부, 2020년 ONCO부문로 격상하면서 LBA 품목을 늘리는 방식으로 항암제 사업을 키웠다.

항암 부문 매출은 올해 3분기 누적 1888억 원으로 16.3% 증가했다. 고혈압·이상지질혈증 매출이 1329억 원으로 0.8% 증가에 그쳐 보령 실적에서 항암제 기여도는 더욱 커졌다.

특히 일라이 릴리로부터 들여온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알림타’, 삼성바이오에피스에서 인수한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온베브지’가 각각 306억 원, 346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87.7%, 17.3% 증가했다.
 
올해는 HK이노엔으로부터 국산 30호 신약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공동판매에 나서면서 매출 확대에 성공했다. 다만 수수료, 신규 재고 관리 비용 등이 늘면서 영업이익률은 떨어졌다.
 
3분기 누적 기준 보령의 매출은 7602억 원으로 2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59억 원으로 4.5%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0.9%포인트 하락했다.
 
보령은 현재 알림타의 자체 생산화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LBA 품목을 늘리고 자체 생산으로 전환하면서 수익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LBA로 들여온 품목 중 항암제 젬자는 지난해 자체 생산화를 마쳤고 항정신분열병 치료제 자이프렉사는 올해 상반기 중 마쳤다. 자체 생산화로 원가율을 낮추면서 지난해 영업이익률을 8% 가까이 높이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보령 관계자는 “치료제 시장을 리딩하는 글로벌 항암제 판권에 대한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