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쇼핑갈때는 꼭 상해보험 드세요"

백화점· 마트 등 매출 '일류' 안전사고 수습 '삼류'

2008-02-05     백진주 기자

‘롯데쇼핑은 안전 사각지대!'

롯데쇼핑이 매출 올리기에만 급급해 고객에관한 안전관리는 뒷전이고  피해고객에대한 배려까지 외면하고 있다는 소비자들 고발이 잇따르고 있다.

롯데쇼핑이 운영하는 백화점과 마트 등에서 최근 크고 작은 안전관련 사고들이 발생, 소비자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있다. 하지만 사측은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며 하청업체에게 책임을 떠넘기거나 건성으로 무마하기에 바빠 “일류 기업이란 이미지가 무색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사례1- 서울 장안동의 안모씨는 지난 1월 8일 오후 4시경 소공동 롯데백화점 명품관에서 운행 중 갑작스레 멈춘 ‘승강기에 갇히는 사고’를 당했다.

비상벨을 눌러 도움을 요청했지만 “기다리세요.”라는 말뿐 10여 분간 아무 조치가 없었다. 안전실을 찾아 다시 직접 전화를 했으나 안전실은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안씨는 극도의 공포심에 사로잡혀 거의 실신지경이 돼서야 사고발생 23분 후 겨우 풀려났다.

잠시 안정을 취한 후 집에 돌아왔지만 안씨는 심한 불안 증세로 혼자서는 승강기를 탈수조차 없고 일상생활조차 힘든 지경이 됐다.안씨는 결국 신경정신과를 찾았고 “이런 경험은 큰 충격으로 지속적인 병원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백화점으로 연락하자 책임자는  “미안하다. 원래 법적으로 배상의무는 없지만 병원 치료비와 상품권을 줄테니 나중에 백화점 방문하라”고 말했다.


안씨는 "사고이후 일주일간 일도 못하고 지금껏 치료받고 있는데 상품권 몇 장 준다고 생색이니 어의가 없다.”며 분개했다.

해결이 여의치 않자 백화점 측이 사과방문을 약속했지만 정작 찾아온 이들은 승강기회사 직원 2명이었다. 그들은 안씨에게 “얼마의 보상금을 원하냐?”고 물어 안씨는 그들을 그냥 돌려보냈다.

안씨는 “승강기 업체가 아닌 백화점 측의 공식사과와 피해보상을 원한다.”며 본보로 롯데백화점을 고발했다.

이에 롯데 백화점의 관계자는 “담당매니저들이 연락을 드려 협의코자 했는데 처리가 원만하지 않았던 것 같다. 승강기 업체직원도 롯데 소속이라 소장들이 방문한 것인데 그 점이 불쾌하셨다면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이어 “현재 본 건에 대해 사고 경위조사 및 고객 피해보상을 위한 회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례2- 서울 가산동의 황모씨는 지난해 6월 자녀들과 롯데마트 금천점을 이용하다 무빙워크가 뒤집어져 아이가 크게 다치는 사고를 당했다.

작은 아이(5살)가 카트 앞부분을 짚는 동시에 카트가 뒤집어지면서 머리 뒤가 찢어지고 몸 여기저기에 피멍이 들었다.

하지만 마트직원은 다친 아이를 살피기는커녕 깨진 컵으로 무빙워크가 고장날까봐 컵 치우기에 바빴다.

아이가 갑자기 놀라 온몸이 경직됐지만 사측의 처리도 미숙했다. 지정병원에 소아과가 없다는 것도 몰라 헛걸음을 해야 했다. 어렵게 CT촬영 등의 진료를 마친 아이는 아픔을 호소하다 지쳐 잠들었다. 

“너무 가슴 아프다. 무빙워크의 노화인지, 카트 고장인지 모르지만 평소 시설물관리를 했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 다친 아이의 안부는 안중에도 없는 롯데마트가 원망스럽다.”며 눈물을 흘렸다.


#사례3- 소비자 황모씨는 지난해 5월 부모님과 함께 롯데백화점 노원점에 장보러 갔다 사고를 당했다.

식품매장 쇼핑 후 지하주차장 연결통로로 쇼핑카트를 밀고 내려오다가 황씨의 아버지(68)가 카트와 함께 굴렀다. 예전부터 경사가 급하고 바닥이 울퉁불퉁한 곳이였다.

어머니가 도움을 요청하자 한참 만에 남자 직원이 나타나 "의무실에라도 가실래요?"라고 무성의하게 물었다.

주차장에서 부모님을 기다리고 있던 황씨가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주차요원에게 고객 상담실로 전화 연결을 부탁하자 무전기로 연락을 취했다. 그러자 무전기에서 "아, 그냥 그 선에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적당히 보내세요."라는 소리가 흘러나와 황씨를 아연실색케 했다.

화가 난 황씨는 고객 상담실로 연락해 ‘사고발생 경위 및 직원들의 잘못된 응대에 대한 질책을 하고 그에 대한 책임과 시정조치 보고’를 요청했다.

시설과의 책임자는 "설비보수 조치사항 및 직원들 교육에 대한 결과를 요청했다. 다음주내로 시정사항을 팩스로 준다.”고 약속했다가 번복했다.설비 보완은 ‘사업계획 항목’이라 팩스송부가 곤란하니 직접 방문하라는 것.

"당장 설비 보수가 어렵다면 고객들의 통행을 제한하거나 주의문구라도 잘 붙여야 하는 거 아니냐?"고 했더니 그러긴 힘들다고 얼버무려 대답했다.

황씨는 “이해가 안된다. 고객의 돈 긁어모으는데 급급할 게 아니라 고객이 안전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설비 보수비용이 사측의 2시간 매상보다 더 들까?”라며 불평을 터트렸다.

2주 후 다시 찾은 현장 상황은 사고당시와 달라진 게 없었다.

이에 대해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내용 확인은 했다. 직원의 무전통화 내용때문에 고객이 매우 화가 난 것 같다. 혹여 불편한 일이 생기면 조치하겠다. 지금까지 이런 사고는 없었다.”며 “재점검을 해 필요하면 보수하겠다. 직원들의 서비스 교육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