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은 왜 카드론에 목매나?...금융당국 눈치에도, 건전성 우려에도 잔액 갈수록 늘어

2024-11-28     서현진 기자
금융당국의 대출규제에도 카드사 단기대출 상품인 카드론 잔액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은행권 대출이 막히자 풍선효과로 카드론으로 대출이 몰리고 있는데 카드사들은 건전성 우려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카드론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카드사들은 가맹점수수료율의 지속적인 인하로 본업인 신용판매업의 수익성이 떨어져 카드론과 같은 대출상품에서 수익을 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28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8개 카드사들의 10월 카드론 잔액은 39조1502억 원을 기록했다. 8개사 모두 전월 대비 증가했으며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우리카드다. 우리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4조306억 원을 기록해 전월 대비 2.6% 증가했다.
 

비씨카드는 전월 대비 3.8% 증가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9월 말 카드론 잔액은 438억 원으로 타사 대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현대카드는 2.2% 증가한 5조7604억 원, 롯데카드도 1.6% 늘어난 5조4167억 원을 기록했다. 삼성카드가 전월 대비 카드론 잔액이 0.1% 증가해 큰 변화가 없었다. 

카드론 잔액이 늘면서 이자수익도 늘었다. 전체 카드사 9월 말 누적 이자수익 합계는 8조829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했다. 이자수익은 현대카드가 전월 대비 19.5% 급증하며 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롯데카드는 13.1%, 우리카드가 9.2% 늘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카드론 잔액이 매달 최고치를 경신하자 증가율이 높은 롯데카드·현대카드·우리카드에게 11~12월 카드론 증가액 목표치 제출을 요구하는 등 카드론 증가 추이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드사들은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영향으로 카드결제 시장에서 수익성이 낮아지자 대출이익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카드사들이 수익을 낼 수 있는 건 가맹점수수료와 대출뿐인데 신용판매사업은 적자 수준으로 볼 수 있다"며 "카드사들이 이익을 내기 위해선 대출 사업 쪽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롯데카드는 이번 달 카드론 마케팅을 진행했다. 카드론 누적이용금액이 많을수록 최대 100만 원 캐시백을 지급하는 내용이었다. 타 카드사들은 금리를 인하하는 방식으로 카드론 잔액을 끌어모으기도 했다. 

8개 카드사 중 3곳이 전월 대비 금리를 낮췄다. KB국민카드와 비씨카드가 전월 대비 0.07%포인트 낮춰 각각 14.12%, 13.3%의 평균금리를 기록했다. 하나카드는 전월 대비 0.01%포인트를 낮춘 14.06%였다. 

업계 관계자는 "마케팅은 계속 하고 있다. 일부 카드사들은 우대금리를 낮추며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론의 증가로 건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론이 당장의 이익을 내기에는 좋지만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리스크관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실제로 카드사들의 연체율은 지속 상승 중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국내 카드사 연체율은 1.69%로 전년도 말 대비 0.06%포인트 크게 올랐는데 지난 2022년 12월 말부터 상승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개별 카드사로는 우리카드가 2.45%로 전 분기 대비 0.04%포인트 상승해 가장 높았고 비씨카드는 2.27%로 0.45%포인트 올랐다. 하나카드는 2.13%로 전 분기와 연체율 변화가 없었으며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도 각각 1.88%, 1.55%로 1% 후반대를 기록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서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