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 쇼핑몰, 소비자 보호 국내 쇼핑몰 대비 '미흡'...공정위 "국내대리인 지정 의무화 등 법 개정 추진"
2024-11-29 이정민 기자
29일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한기정, 이하 공정위)는 국내외 플랫폼 사업자의 소비자 보호 의무 이행 여부를 점검한 ‘국내외 플랫폼 소비자 보호의무 이행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급증하는 온라인쇼핑 거래와 해외 직구 확대로 소비자 불만과 분쟁이 증가함에 따라 진행됐다.
한국소비자원이 국내외 주요 온라인 플랫폼 10개사를 대상으로 서면조사 및 모니터링을 통해 ▲사업자 정보 제공 ▲소비자 분쟁 해결 ▲소비자 보호 노력 등을 점검했다.
국내 조사 대상에는 쿠팡, 네이버쇼핑, 지마켓, 옥션, 카카오톡쇼핑하기, 롯데온, 11번가, 인터파크 등 8개 플랫폼, 국외 플랫폼으로는 알리와 테무가 포함됐다. 티몬과 위메프는 회생 절차로 인해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조사 결과 대부분의 플랫폼은 기본적인 소비자 보호 체계를 구축하고 있었으나 국외 플랫폼을 중심으로 일부 개선이 필요한 사항이 확인됐다.
국내 플랫폼 대다수는 법적 의무를 충실히 이행했으나 G마켓과 옥션은 초기 화면에서 호스팅 서비스 제공자 정보를 미표시하거나 통신판매업 신고가 미비한 사례가 있었다.
국외 플랫폼인 테무는 사업자 정보(주소, 전화번호 등)를 국내가 아닌 해외 정보로만 표기했으며 상품정보는 번역체 표현으로 제공돼 가독성이 낮았다.
아울러 국내외 모든 플랫폼은 소비자 분쟁 해결 조직을 운영하고 있었으나 알리는 일부 민원에 번역기를 이용해 답변하는 등 소통이 미흡했고 테무와 인터파크는 분쟁 해결 기간 안내가 부족하거나 준수되지 않았다.
소비자 보호 노력 관련 모니터링 및 제재 시스템은 대부분의 플랫폼이 운영 중이었으나 알리, 테무, 인터파크는 반복 오배송 및 위해 물품 차단 매뉴얼이 미흡했고 허위 광고 관련 대응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부터 2024년 1분기까지 국내외 전자상거래 관련 소비자 상담은 약 57만 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국제 온라인 거래 상담 건수는 2021년 대비 2023년에 45% 증가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같은 기간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조사대상 10개 사업자에 대한 피해구제 사건은 총 1만5214건으로 소비자들이 경험한 주요 문제는 품질불량(32.5%)이 가장 많았으며 국내에서는 오배송·지연, 국외에서는 허위광고 문제가 뒤를 이었다.
소비자들은 상품의 안전성, 품질의 우수성, 쇼핑몰의 피해 구제 가능성, 리뷰 신뢰성 등 모든 항목에서 국내 쇼핑몰에 더 큰 기대를 드러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소비자들이 경험한 소비자문제 답변 통보 시간은 국내 쇼핑몰이 평균 1.8일로 국외 쇼핑몰보다 0.8일 가량 빨랐으며 환불이 이루어진 경우에도 문제 해결 시간이 평균 4.8일로 국외 쇼핑몰보다 1일 가량 빨랐다.
소비자문제 해결 과정에 대한 소비자들의 전반적인 만족도는 5점 만점 기준으로 국내 쇼핑몰은 평균 3.21점, 국외 쇼핑몰은 평균 2.83점이었다.
또한 고객센터에 대한 만족도와 관련해 채널 다양성, 응대 신속성, 의사소통 원활성, 처리 신속성 등 모든 부분에서 국내 쇼핑몰에 더 높은 점수를 줬으며 특히 의사소통의 원활성 및 친절도를 묻는 항목에서 국내 쇼핑몰은 3.47점, 국외 쇼핑몰은 2.98점을 기록해 가장 큰 차이를 보였다.
해당 결과를 통해 국외 쇼핑몰이 소비자보호를 위한 일부 시스템에 개선된 부분이 있음에도 여전히 피해구제에 부족한 측면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공정위는 지난 8월 국외 플랫폼의 소비자 보호 강화를 위해 국내 대리인 지정 의무화 등을 포함한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며 입법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연말에는 이커머스 시장 실태조사를 통해 플랫폼 시장 구조와 경쟁 현황을 분석할 계획이며 해외 플랫폼사들의 전자상거래법 관련 사건 처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공정위는 “빠르게 변화하는 온라인 플랫폼 시장을 지속적으로 살피고 실태조사를 통해 소비자 보호에 대한 인식을 제고할 것”이라며 “시장의 공정화를 위한 적절한 제도개선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