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최근 10년 중 8년 동안 고려아연서 받은 배당금만큼도 영업이익 못 내...수익 부진 심각

2024-12-02     유성용 기자
(주)영풍(대표 박영민·배상윤)이 최근 10년간 영업활동을 통해 1731억 원의 영업적자를 낸 가운데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대표 박기덕·정태웅)으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7131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간 (주)영풍의 연간 영업이익이 고려아연으로부터 받은 배당금보다 많은 회계연도는 2번에 그친다.

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영풍은 올해 3분기까지 204억 원(개별기준)의 영업적자를 냈지만 578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주)영풍이 고려아연 등 특수관계인으로부터 받은 배당금 794억 원으로 적자를 상쇄하기 때문이다. 배당금의 대부분은 고려아연으로부터 받았다.

(주)영풍이 고려아연으로부터 받은 배당으로 순이익을 내거나 적자를 줄인 것인 처음이 아니다.

(주)영풍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200억 원 이상 영업적자를 냈지만, 순이익 적자는 991억 원에 그친다. 고려아연으로부터 3370억 원 가량을 배당 받은 영향이다.
지난 10년간 (주)영풍의 연간 영업이익이 고려아연 배당금을 넘어선 경우는 2015년과 2016년 두 번 밖에 없다.

이 기간 영풍의 누적 영업이익은 1731억 원 적자다. 올해도 연간 적자를 낸다면 10년 중 절반이 적자를 낸 게 된다. 특수관계인으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7371억 원이다. 이중 96.8%가 고려아연 몫이다.

실적 공시가 이뤄지기 시작한 1999년으로 기간을 넓혀 봐도 26개 사업연도 중 10년(38.5%)은 영업이익이 고려아연 배당금보다 적다.

일각에서는 아연 생산을 비롯해 (주)영풍과 고려아연이 유사한 사업구조를 지니고 있는데 실적은 큰 차이가 있어 영풍 장 씨 일가의 고려아연 인수 명분이 퇴색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풍은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자신들이 고려아연 현 경영진보다 경영을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적대적 M&A를 시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고려아연은 올해 3분기까지 99분기 연속 흑자를 냈다.

MBK파트너스 또한 2009년 인수한 기술 중심 기업 영화엔지니어링이 7년 만에 법정관리를 받고 이후 헐값에 매각된 사실이 최근 재조명 되면서 시가총액 20조 원에 달하는 글로벌 기술기업인 고려아연을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지를 우려하는 시선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주)영풍 측은 “2021년부터 매년 1000억 원 이상씩 환경개선사업에 투자하고 있어 수치적으로 보이는 실적은 좋지 않을 수 있다”며 “조만간 환경개선 혁신사업이 완료되면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영풍이 올해 환경개선을 위해 쌓은 충당부채는 1억3232만 원에 불과하다. (주)영풍은 토지정화와 석포제련소 주변 하천 복구를 위해 2020년 처음으로 608억 원의 충당부채를 설정했다. 이후 환경오염물질 처리와 지하수 정화·복구 비용이 추가되면서 2021년 806억 원, 2022년 1036억 원, 2023년 853억 원, 2024년 1억 원의 충당부채를 추가로 설정했다. 연평균 661억 원 규모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책임감 있는 방법과 노력으로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며 “누가 고려아연을 경영해 좋은 실적을 낼 수 있는지 주주들이 판단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주)영풍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고려아연에 주주환원율 90% 이상 수준으로 배당을 확대해 달라고 요구했고, 고려아연은 이미 주주환원율이 70%가 넘는 상황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절했다. 영풍은 이를 비판하며 표 대결에 돌입했고, 당시 다른 주주들이 고려아연 경영진을 절대적으로 지지하며 배당 확대안건은 부결됐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