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갚다가 등골 휘겠네"…중견건설사 11개 중 9곳 이자비용 '껑충', 계룡건설·HL한라만 감소

2024-12-06     선다혜 기자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로  중견 건설사들의 금융비용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운영자금 확보 및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기 대응을 위해 차입금을 늘려왔기 때문이다. 

6일 시공능력평가 상위 11~30위권대 건설사중 3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11곳의 금융비용(1월~9월말)을 조사한 결과 총 4516억원에 달했다. 전년 동기 3872억원 대비 17% 증가한 것이다. 

11개 건설사중 금융비용이 줄어든 곳은 계룡건설(대표 윤길호)·HL디앤아이한라(대표 홍석화) 2곳뿐이다. 이들 건설사는 지난해 동기대비 각각 9.6%(217억원)·3.8%(414억원)씩 감소했다.  

나머지 9개 건설사는 모두 금융비용이 늘어났다. 증가폭이 가장 컸던 곳은 코오롱글로벌로  115% 상승한 704억원을 기록했다. 

뒤이어 △서희건설 60%(112억원) △동부건설 60%(109억원) △금호건설 49%(174억원) △DL건설 35%(80억원) △KCC건설 14%(178억원) △아이에스동서 9%(918억원) △태영건설 2.7%(1312억원) △한신공영 1.9%(414억원) 등 순이었다.  
​​※시공능력평가 순위로 작성됨. 
태영건설(대표 최진국)은 증가율이 2.7%에 불과했지만 금융비용은 1312억원으로 건설사 중 규모가 가장 컸다. 반면 DL건설(대표 박유신)은 증가율이 35%로 높은 편에 속했으나 금융비용은 81억원으로 건설사 중 가장 작았다.  

금융비용이 늘어난 건설사 중 코오롱글로벌(대표 김정일)·금호건설(대표 조완석)·동부건설(대표 윤진오) 3곳은 금융비용이 늘어나면서 당기순손실까지 기록했다. 

중견건설사들의 금융비용 증가는 장·단기 차입금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3분기까지 이들 건설사의 장·단기 차입금 규모는 7조853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8.7% 늘어났다. 

이때문에 평균 부채비율 역시 상승했다. 이들 건설사의 올해 3분기 평균 부채비율은 302%로 안정적이라고 판단하는 200%를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해 3분기까지 평균 부채비율은 223%로 약 1년 새 79%p가 상승했다. 

건설사별 부채비율 변화를 보면 △태영건설(478%→747%) △금호건설(240%→640%) △코오롱글로벌(312%→559%) △HL디앤아이한라(329%→269%) △동부건설(206%→249%) △한신공영(246%→220%) △KCC건설(182%→188%) △계룡건설(158%→165%) △IS동서(132%→116%) △DL건설(92%→109%) △서희건설(82%→79) 등이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견건설사들 대부분 주택사업을 주업으로 삼고 있는 만큼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지난 2022년부터 시작된 부동산 경기 침체로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및 지방에서 미분양이 쌓이고 있는데다 원자재 가격까지 고공행진하면서 건설사들의 수익이 바닥을 치고 있다. 

‘수익성 저하→실적 부진→유동성 부족→차입금 증가→금융비용 상승‘ 등의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중견건설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실적 반등을 위해선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야 하는데 아직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전국 미분양 물량은 6만호를 넘어가면서 시장에서 전혀 소화를 못하고 있다”며 “거기다 가계대출까지 막히면서 시장이 완전히 침체됐다”고 분석했다. 

<소비자가 만드는신문=선다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