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숙의 CS파일]중국산 만두파동과 안전한 설 상차림

2008-02-06     최현숙 기자

일본이 중국산 농약 만두로 난리법석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신고된 피해자만도 일본 전역 46개 도시에서 2100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농약만두의 책임소재가 아직 가려지지 않고 있지마 작년 독성 애견사료 사건으로 촉발된 메이드인차이나의 공포가 다시 되살아나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양상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중국산 식품에대한 소비자들의 공포와 기피현상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식량 자급률이 20%대에 불과해 수입식품이 없으면 쫄쫄 굶어야 하는 판인데도 소비자들은 한사코 중국산이라면 손사래 친다.

그러나 ‘차이나프리(China Free)’가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요즘 주부들끼리 모이면 너무 어이없는 원산지 위조 판매실태에관한 얘기가 심심찮게 화제에 오른다.

어떤 소비자가 지방 여행중에 콩을 타작하고 있는 농민을 보고 차를 멈춘뒤 콩을 샀다.

타작마당에서 산 콩이야말로 중국산일수없다고 확신했다.

그러나 후일 농사짓은 사람 얘길 듣고 혀를 찼다. 중국콩을 사다 마당에 흐트려 놓고 그위에 국산 콩깎지를 얼마간 올린 다음 타작을 한다는 것이었다.

소금도 비슷하다. 중국산 소금이 너무 범람해 국산 소금을 사기위해 아예 남녁 바닷가 염전으로 갔다. 염전이니까 안심하고 소금을 샀다. 그러나 그역시 중국산이란다. 염전에 중국 소금을 뿌린다음 다시 수확을 하는 것이란다.

설선물이나 제수용품중 으뜸으로 치는 조기도 국내 어선들이 공해상에서 중국배와 만나 물고기를 건네받은뒤 국내로 가져와 가공을 거쳐 국내산으로 판매한다는 한다.

이런 정보들을 나누며 주부들은 한숨을 쉰다. 도대체 세상에 믿고 먹을 것이 없다고...

이런 아줌마들의 수다가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은 쉽지 않다. 다만 확인할수있는 것은 그만큼 중국산이 범람하고 있고 중국산에서 자신을 지키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안간힘도 계속 되고 있다는 사실 뿐이다.

물론 주부들이 아무리 손사래를 쳐도 중국산이 범람하는데는 필연적인 이유가 있다. 전체가 위해식품인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값이 싸서 서민들의 가계비 부담을 덜어준다. 별로 외관상 차이도 없는데 국산을 고집하려면 2배, 3배 심지어 10배이상의 가격부담을 각오해야 경우가 적지 않다.

만일 중국산이 없다면 우리나라의 엥겔계수는 현재보다 2배이상은 뛰어 오를 것이다.

중국산의 긍정적인 효과다.

문제는 다만 그만한 가격부담을 각오하고라도 국산을 먹고 싶은 소비자들이 원산지 둔갑으로 사기를 당한다는데 있다. 소비자들의 피해는 곧 그대로 국내 농민들의 손실이기도 하다.

사실 어떤 국가적인 시스템이나 법만으로 원산지 둔갑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는 불가능하다. 일정 부분은 소비자 스스로 대처해야 할 몫이다.

올해도 설을 맞아 한국소비자원(www.kca.go.kr) 해양수산부(www.momaf.go.kr),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www.naqs.go.kr), 서울 특별시농수산물공사(www.garak.co.kr) 등은 국산 농수산물 감별법등 유용한 정보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색깔이나 모양, 포장상태등 주로 외관으로 소비자들이 중국산인가 국산인가를 구별할수있는 가이드 라인을 자세히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이같은 정보를 눈여겨 보는 소비자가 얼마나 있는지 궁금하다.

최근 소비자가만드는신문도 이에관한 기사를 올렸으나 클릭수가 예상외로 많지 않았다.

물론 정보의 질이나 양에서 흡족하지 않은 탓도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소비자 자신들이 자위권면에서 너무 소극적이지 않나 하는 의구심도 버릴수없다.

모든 권리는 권리를 자각하고 지키려하는 의식속에서만 유지될수있다. 소비자 자신이 소비자의 권리를 자각하고 이를 지키려는 의식을 가져야만 유지된다는 의미다.

6일부터 설연휴가 시작된다. 5일간의 긴 연휴다. 가족들이 모여 정성스럽게 제사를 지내고 맛있는 음식도 나눠먹는다. 가족의 건강도 지키고 돈도 지킬수있는 길이 바로 수입 농수산물을 감별할수있는 안목과 정보로 스스로를 무장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