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건설, 올해 시공 단지 3곳 줄줄이 청약 미달…실적 반등 요원

2024-12-09     선다혜 기자
동문건설(대표 경주선)이 올해 시공한 단지 3곳 모두 청약 흥행에 실패했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데다 미분양 물량이 쌓인 경기도 분양이라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동문건설은 올해 11월까지 △부천 원미 동문 디 이스트 △평택 화양 동문 디 이스트 △문산역 3차 동문 디 이스트 센트럴 등 3개 단지를 분양했다. 

동문건설은 연매출 6000억원대에 시공능력평가순위 61위 중견건설사다. 

4월에 분양한 부천 ‘원미 동문 디 이스트’는 총 25가구 모집에 26명만 청약을 접수해 평균경쟁률 1.04대 1이었다. 이 마저 전용면적 39㎡·59㎡ 등 일부 타입에만 청약자가 몰리면서 나머지 평형은 전부 미달됐다. 

결국 원미 동문 디 이스트는 지난달부터 남은 가구에 대한 선착순 한정 할인 혜택과 발코니 무료 확장 및 시스템 에어컨을 무상 제공하기로 했다. 

다른 단지들 역시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5월과 11월에 분양한 ‘평택 화양 동문 디 이스트’와 ‘문산역3차 동문 디 이스트 센트럴’도 각각 평균 경쟁률 0.03대 1, 0.17대 1을 기록했다. 

문제는 미분양 물량을 단시간 내에 털어내기 어려워 보인다는 점이다. 특히 이들 단지가 포진된 경기도는 9월 기준 미분양 물량이 9512가구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심지어 평택·안성·이천 등 일부 지역은 미분양관리 지역으로 지정된 상태다. 
 
▲동문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디 이스트. 

잇단 청약 미달은 동문건설에게도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크게 우려되는 사안은 시행사로부터 공사대금을 받는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건설업 특성상 아파트를 지을 때 수분양자들에게 받은 계약금·중도금 등을 통해 공사비용을 충당한다. 청약률 저조로 수분양자들을 모으지 못했을 경우 시행사가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쉽지 않다. 

또 다른 문제는 동문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디 이스트’의 브랜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동문건설은 지난 2022년 이후 분양시장이 침체되면서 분양사업은 줄이고 도급사업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해 매출 구조를 보면 분양수익 1216억 원(20%), 공사수익 4804억 원(80%) 등이다. 지난 2022년까지만 해도 분양수익과 공사수익 비율이 45%(2270억 원)대 55%(2780억 원)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는데 지난해부터 역전된 것이다. 

분양사업이 쪼그라들면서 동문건설의 실적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전자공시시스템 다트에 따르면 지난해 동문건설은 매출 6020억 원, 영업이익 215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19%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66% 하락했다. 

수익성이 높은 분양사업을 줄이고 마진율이 낮은 도급사업을 늘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시공을 맡은 단지들이 잇달아 미분양을 기록하면서 올해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가 만드는신문=선다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