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온스타일, 수수료 갈등으로 케이블TV 3사에 송출 중단...홈쇼핑 업계 확산 '촉각'
2024-12-06 이정민 기자
TV홈쇼핑 업체들은 케이블TV·IPTV·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사업자에게 채널을 배정받는 대가로 송출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 일종의 ‘자릿세’ 개념으로 통하는 송출 수수료를 둘러싼 양측 간의 갈등은 매년 화두에 올라왔지만 홈쇼핑 측에서 선제적으로 방송 송출을 중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상 초유의 블랙아웃(송출 중단)이 현실화된 가운데 CJ온스타일을 시작으로 TV홈쇼핑 업계 전반에 이 같은 사태가 확산될지 주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CJ온스타일은 딜라이브·아름방송·CCS충북방송과의 송출 계약이 종료됐다며 지난 1일부터 송출 중단을 예고했다. 이후 사흘 만인 5일부터 CJ온스타일이 블랙아웃 조치를 결정한 것이다.
케이블TV사의 최근 5년 평균 취급고와 가입자 수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송출중단을 결정한 3개사의 감소 폭이 더욱 컸다는 설명이다.
이어 가이드라인에 의거한 합당한 송출수수료를 요청했지만 매출 및 가입자 수 감소세 상황이 고려되지 않은 금액을 제시해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며 “송출수수료 협상 기간 대가 산정 고려 요소를 반영해 성실히 협의했으나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며 불가피하게 3개사에 송출을 중단하게 됐다”고 밝혔다.
CJ온스타일 뿐만 아니라 타 홈쇼핑 업체들도 송출수수료 협상이 여의치 않거나 협의점을 찾지 못해 정부에 중재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GS샵은 아직 개별 협상을 진행 중인 상태이며 현대홈쇼핑은 IPTV 서비스를 운영하는 LG유플러스와 협의점을 찾지 못해 정부가 주도하는 대가검증협의체 구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다. 롯데홈쇼핑도 딜라이브와 협의에 난항을 겪다 대가검증협의체 구성을 요청했다.
대가검증협의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운영 기구로, 송출 수수료와 관련해 홈쇼핑 업체와 유료방송사업자 간 계약의 공정성을 논의하는 협의체다.
다만 GS샵·현대홈쇼핑·롯데홈쇼핑 3사는 블랙아웃에 대한 논의는 진행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GS샵은 현재 유료방송사업자와 개별적으로 협의점을 찾고 있으며 이견을 좁힐 수 있는 최적의 방향으로 협상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GS샵 관계자는 “블랙아웃 관련 논의는 진행되고 있지 않다”며 “방송사업자들과 윈윈할 수 있는 최적의 방향으로 원만하게 협상해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홈쇼핑은 대가검증협의체 구성 관련 사안에 대해 현재까지 진전된 내용은 없고 블랙아웃에 대해선 이야기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대가검증협의체와 관련해 아직까지 절차가 진행된 상태는 아니다”라며 “블랙아웃에 대해서는 논의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롯데홈쇼핑도 블랙아웃은 고려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며 딜라이브와의 협의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어 갈등 봉합을 위한 협상은 대가검증협의체로 넘어갈 예정이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블랙아웃 관련 논의는 나오지 않고 있다”며 “딜라이브와 협의하다가 합의점을 찾지 못해 대가검증협의체 구성을 요청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매년 송출수수료 갈등의 불씨가 커지는 것은 홈쇼핑업체와 유료방송사업자 양측의 수익성 저하와 맞닿아있다.
홈쇼핑업체는 TV시청인구 감소 및 타 이커머스와의 경쟁에서 밀려 업황이 악화되면서 수수료를 지급할 여력이 줄어든 반면 유료방송사업자의 경우 송출수수료가 주요 매출원이므로 수수료 인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TV홈쇼핑협회가 발간한 '2023 홈쇼핑 산업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TV홈쇼핑 7개 법인의 지난해 방송 매출액은 2조7290억 원, 유료방송사업자에 낸 송출수수료는 1조9375억 원으로 집계됐다.
방송 매출액의 71%에 해당하는 금액이 송출수수료로 사용된 셈이다. 유료방송사업자에 지급된 송출수수료 규모는 2014년(1조374억원) 대비 약 87% 늘어났다.
다만 유료방송사업자도 물러날 곳은 없는 상황이다. 특히 SO(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사업자)는 IPTV에 밀리며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지난해 SO가 거둬들인 송출수수료는 7318억원으로 IPTV가 받은 송출수수료(1조5404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수준이다.
올 상반기 기준 SO 가입자 수도 IPTV 대비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가입자 3630만명 가운데 IPTV가 2107만 명, SO가 1241만 명으로 각각 58%, 34.2%를 차지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