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빅4 순위 박빙 경쟁…1,2위 삼성-미래에셋, 3,4위 KB-한투 격차 확 좁혀져

2024-12-12     이철호 기자
삼성자산운용(대표 김우석), 미래에셋자산운용(대표 최창훈·이준용), KB자산운용(대표 김영성), 한국투자신탁운용(대표 배재규) 등 주요 운용사들의 ETF 시장 점유율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1위인 삼성자산운용과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 간 점유율 격차가 1%p 대로 좁혀진 가운데 3위 KB자산운용은 4위 한국투자신탁운용에 추월당할 위기를 맞고 있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0일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은 전년 말보다 2.2%p 하락한 38.1%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36.3%의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양사 간 격차는 지난해 12월 말 3.4%p에서 최근 1.8%p로 좁혀졌다.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 간 점유율 격차도 지난해 말 3.1%p에서 현재 0.3%p로 확 좁혀졌다. 

KB자산운용의 시장 점유을은 전년 말보다 0.3%p 하락한 7.7%인 반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5%p 상승한 7.4%를 기록했다. 내년에는 3위 자리가 뒤바뀔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주요 자산운용사의 ETF 시장 점유율이 흔들리는 것은 해외 ETF의 높은 성장세에 원인이 있다.

국내 증시가 침체되는 반면 미국 주식시장이 빅테크주를 중심으로 호황을 이어가면서 미국 등 해외 종목에 투자하는 해외 ETF에서 강세를 보이는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이 ETF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기준 국내 ETF 순자산총액은 전년 말보다 15.5% 증가한 107조1576억 원인 반면 해외 ETF는 62조6071억 원으로 121.6% 증가했다.

해외 ETF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전년 말 대비 104.6% 증가한 33조784억 원으로 1위를 달리는 가운데 삼성자산운용은 131.6% 증가한 13조724억 원으로 2위였다. 한국투자신탁운용도 165.6% 증가한 9조2463억 원으로 KB자산운용을 제치고 해외 ETF 3위를 차지했다.

ETF 시장 규모가 커지고 경쟁도 치열해짐에 따라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연말 인사 개편을 통해 ETF 조직 개편,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11월 말 삼성생명 자산운용본부장 출신인 김우석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내정한 이후 신임 ETF사업부문장으로 박명제 전 블랙록자산운용 한국 대표를 선임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 ETF 사업을 총괄하던 하지원 부사장은 선임된 지 1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ETF 시장 점유율이 40% 밑으로 내려온 상황이 인사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 자산운용업계 관계자의 해석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마케팅 조직을 연금ETF플랫폼과 기관 플랫폼으로 나누기로 했다. 이를 통해 연금, ETF 등 각 영역별 집중력을 높이고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 지난 9월 권희백 전 한화자산운용 대표가 임기를 반년 정도 남겨놓고 조기 퇴진한 데에도 ETF 시장 순위가 지난해 5위에서 올해 7위로 내려온 것의 영향이 크다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 말 임기가 종료되는 임동순 NH아문디자산운용 대표도 ETF 시장에서의 부진으로 인해 연임이 불투명하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올해 ETF 순자산규모는 1조7517억 원으로 전년 말보다 10.6% 줄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ETF 시장 점유율이 자산운용사 CEO의 중요한 경영 목표가 됨에 따라 점유율 확대를 위해 조직 개편을 단행하는 측면이 있다"며 "다만, 결국 좋은 상품을 시장에 공급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조직의 변화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