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도 AI 대응 태세 강화...KB·하나·삼성증권, 무형자산 투자 확대

2024-12-13     이철호 기자
KB증권(대표 김성현·이홍구), 하나증권(대표 강성묵), 삼성증권(대표 박종문) 등 대형 증권사들의 개발비·소프트웨어 등 무형자산 투자규모가 전년 대비 6% 증가했다.

전산시스템 개편, 인공지능(AI)·토큰증권(STO) 관련 신규 서비스 개발, 내년도 공매도 재개·대체거래소(ATS) 오픈 준비 등을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증권사의 무형자산 투자규모는 총 624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했다.

이 가운데 신규 전산시스템 개발 등에 사용되는 개발비의 경우 전년보다 12.3% 증가한 3379억 원이었다.
 

증권사별로는 KB증권이 전년 대비 22% 증가한 1337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KB증권은 지난해 말 '플랫폼총괄본부'를 '디지털사업총괄본부'로 개편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디지털사업총괄본부' 산하에 'AI비즈추진Unit'을 신설했다.

KB증권 관계자는 "안정적인 대고객 서비스, 정확한 투자 데이터 제공을 위한 전산시스템에 지속 투자하고 있다"며 "고객 상담용 미래컨택센터 구축, WTS 서비스 출시, 생성형 AI 기반 서비스 오픈 등을 통해 대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나증권이 전년보다 49.8% 증가한 626억 원으로 2위였다. 하나증권은 STO 구축 등을 비롯한 IT 프로젝트의 종료에 따라 무형자산이 증가했다는 입장이다.

하나증권은 미래에셋증권(대표 김미섭·허선호)과 함께 지난 10월 토큰증권 통합 플랫폼 개발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향후 STO 법제화가 통과될 경우 해당 시스템을 오픈하고 조각투자 거래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삼성증권도 무형자산 투자규모가 전년 대비 14.8% 증가한 618억 원을 기록했다. 삼성증권은 업무용 전산시스템을 HTML5 표준웹으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한 바 있다. 또한 생성형 AI를 통해 실시간으로 수집된 해외뉴스, 공시 정보 등 맞춤형 콘텐츠를 고객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무형자산 투자 상위 5개 증권사 중에서는 신한투자증권(대표 김상태)만 전년 대비 13.4% 줄어든 478억 원이었다. 비용 처리 과정에서 개발비가 줄어든 것처럼 보일 뿐이며 차세대 전산시스템 구축, STO 서비스 등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 신한투자증권 측의 설명이다.

증권업계의 무형자산 투자가 확대된 주요 원인으로는 디지털 전환에 맞춘 AI 서비스 개발이 꼽힌다. 특히 정부가 망분리 규제 개선을 통해 금융권의 생성형 AI 활용을 지원하면서 관련 서비스 개발이 한창이다.

금융위는 지난 11일 16개 금융사의 클라우드를 활용한 생성형 AI의 내부망 활용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 증권사 중에서는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이 신청 명단에 포함돼 생성형 AI를 활용한 대고객 서비스 강화, 업무효율 개선 등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증권업계는 내년 3월 공매도 재개 시점에 맞춰 무차입 공매도를 적발할 잔고관리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내년 1분기 중 출범하는 넥스트레이드 ATS에 맞춰 투자자 주문을 최선의 거래조건으로 집행할 수 있게 해줄 SOR(자동주문전송시스템) 개발·도입도 진행 중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내년도 공매도 재개, ATS 대응에 맞춰 전산시스템을 개편하는 한편 AI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개발비를 비롯한 무형자산 투자가 증가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