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모 한화 건설부문 대표 3연임 할까?...굵직한 프로젝트 성과-실적 부진, 평가 엇갈려
올 연말 대형 건설사 10곳 중 7곳의 수장이 바뀌는 등 건설업계에 매서운 인사 칼바람이 불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세 번째 연임에 도전하는 김승모 한화 건설부문 대표의 연임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지난 9월말 정기인사를 완료했다. 당시 한화 건설부문은 큰 변화는 없었다. 하지만 수장인 김 대표의 임기가 내년 3월 만료 예정인 만큼 변동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건설경기 악화로 대형 건설사들이 대대적으로 수장 교체를 단행했던 만큼 김 대표의 연임을 두고 업계에서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김 대표의 가장 굵직한 성과는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 재개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 사업 가시화 등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특히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은 한 때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직접 챙길 정도로 그룹 내 기대감이 컸던 프로젝트 중 하나다. 이 사업은 수도 바그다드 동남쪽 10km 떨어진 비스마야 지역에 10만80가구 주택과 사회기반시설 등 분당급 신도시를 짓는 것이다.
한화 건설부문이 지난 2012년부터 추진해 왔으나 잦은 내전과 정권 교체·코로나19 팬데믹 등 영향으로 공사 중단·재개가 반복됐다. 그러다 2년 전인 2022년 공사비 미지급 문제로 공사가 중단됐다가 이달 5일 공사 재개를 위한 계약을 새롭게 체결했다.
변경된 계약금액은 총 103억9800만 달러(14조7125억 원)로 최초 계약금액 101만2100만 달러 대비 2억7700만달러(3919억 원)가 증가했다. 공사 기간은 오는 2032년 12월 31일까지다. 사업 재개를 통해 한화 건설부문이 2032년까지 약 8조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 사업 역시 가시화됐다. 그동안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은 자금조달 등으로 착공이 연기돼 왔으나 지난 10월 2조1050억원 규모 본PF를 완료했다. 인허가도 마무리했으며 현재 공사에 착수한 상태다.
그러나 김 대표 취임 이후 성과만 잇따랐던 것은 아니다. 우선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이 재개된 것은 호재이지만 해외 다른 지역에서의 한화 건설부문 입지는 매우 좁은 상황이다.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한화 건설부문은 지난 2022년 이후 지금까지 해외수주가 단 1건도 집계되지 않고 있다.
또 다른 과제는 실적 반등이다. 한화 IR자료에 따르면 3분기 기준 한화 건설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감소한 8087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누적기준으로 봐도 27% 감소한 2조7348억 원이다. 더불어 영업손실 34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도시정비시장에서도 한화 건설부문의 위상이 많이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올해 한화 건설부문이 수주한 도시정비 사업은 서울 서대문구 가재울7구역 뿐이다. 이 마저도 GS건설과 함께 시공권을 획득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9월 임원인사 당시에는 변동이 없었지만 그렇다고 연임이라고 확신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김 대표의 연임이 확실해지려면 내년 주총까지 봐야할 것 같다. 특히 건설업계가 전반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어떤 변수가 생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선다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