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 사태' 유통업계, 올해도 소비자 민원 1위 불명예...여행 늘면서 서비스업 2위에 올라
[2024년 결산] 민원 8.4% 증가...서비스·자동차 순위↑
2024-12-16 조윤주 기자
올해는 대부분 업종에서 민원 감소 현상이 두드러졌으나 티몬·위메프 사고와 중국발 해외직구 플랫폼 영향으로 유통 민원이 15%나 증가하면서 전체 민원 중 약 3분의 1이 집중됐다.
여행산업이 활기를 띄며 호텔예약사이트·항공사·여행사 등이 포함된 서비스는 민원이 급증하며 순위가 4위에서 3위로 한 계단 오르고, 자동차업계는 전기차 품질 불안, 타이어에 대한 불만으로 민원이 50% 이상 늘면서 순위가 세 계단이나 올랐다.
지난 1월1일부터 11월30일까지 소비자가만드는신문에 제기된 피해 제보는 총 6만6788건에 달했다. 지난해 6만1599건에 비해 약 8.4% 증가한 규모다.
◆ 민원 증가율도 업황 영향...여행 서비스는 급증, 패션 등 생활용품 민원은 급감
10개 분야 중 유통은 총 1만8996건의 불만이 제기되며 10년 연속 소비자 불만 1위 자리를 지켰다. 업종 가운데 소비자 불만이 1만 건 이상 발생한 것은 유통 하나뿐이다.
올해는 7월에 티몬와 위메프에서 시작된 정산 지연 사태로 소비자 불만이 그야말로 쏟아졌다. 상품을 구매했던 소비자들은 판매자 측에서 티메프로부터 판매 대금을 받지 못해 계약을 이행할 수 없다는 연락을 받고서야 사태를 알게 됐다. 티메프가 입점업체에 판매 대금을 정산하지 못하면서 일부 업체는 도산 위기에 처했고 이미 상품을 결제한 소비자들은 아무런 서비스도 제공받지 못하고 돈만 날리게 된 거다. 정부는 물론 카드사, PG사, 여행사, 항공사 등 할 것 없이 해결에 나섰지만 여전히 가운데에 낀 소비자들은 구제받기만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사기성 짙은 해외 사이트들이 아웃도어, 스포츠 브랜드를 도용한 제품을 정품인양 판매하면서 발생하는 불만도 폭발했다. 이 경우 국내에 있는 업체가 아니어서 소비자들이 구제를 받기도 쉽지 않았다.
쿠팡·네이버쇼핑·G마켓·SSG닷컴·11번가·롯데온·카카오쇼핑 등 대형 온라인 플랫폼에도 민원이 꾸준하게 제기됐고 GS샵·CJ온스타일·롯데홈쇼핑·현대홈쇼핑·NS홈쇼핑·공영홈쇼핑이나 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정통적인 유통 채널의 민원은 감소하는 양상이 두드러졌다.
이어 가전·IT는 8880건으로 지난해(8910건)와 크게 다르지 않아 2위 자리를 지켰다. 삼성전자, 애플 등 휴대전화 관련 민원은 소폭 감소했고 생활가전도 불만이 다소 줄었으나 코웨이, SK매직, 쿠쿠, 청호나이스 등 렌탈은 가전·IT 분야에서 유일하게 민원이 늘었다. 정수기 냉온수가 안 나오는 품질 문제부터 점검일 누락되는가 하면 점검을 꾸준하게 받아도 곰팡이가 피는 등 부실한 관리가 지적됐다.
3위에 오른 서비스(6932건)부문은 여행 시장이 회복되면서 여행, 항공, 숙박앱, 호텔예약사이트 이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민원 건수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고다, 트립닷컴 등 해외호텔예약사이트는 소비자 불만이 쇄도하고 있다. 과도한 취소 수수료가 가장 큰 불만 요인이다. 결제 중 오류가 발생해 중복 예약이 됐는데 소비자에게만 책임을 떠넘기는 사례도 적지 않다. 또한 올 들어 계속돼 온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 배달앱 수수료 경쟁으로 인한 프랜차이즈들의 이중 가격제 시행 등으로 소비자 불만이 치솟았다.
통신은 민원 건수가 5295건으로 전년보다 6.2% 감소하며 소비자 불만 4위에 올랐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대리점의 불법 영업도 계속 문제되고 있으나 올해는 알뜰폰 시장이 성장하면서 관련 불만이 눈에 띄게 늘었다. 특히 AS 인프라 등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며 고객센터 불통 등 민원 문제가 주로 나타났다.
자동차는 소비자 제보가 58.4% 증가한 3689건으로 지난해보다 두 계단 뛰어오른 5위에 이름을 올렸다. 국산차와 수입차도 소폭 민원이 증가했으나 타이어 관련 불만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타이어가 교체한 지 얼마되지 않아 이상한 형태로 갈라지는 등 품질 문제를 지적하는 일이 잇따랐다.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국산 브랜드뿐 아니라 글로벌 브랜드의 품질에 관한 지적도 눈에 띄었다.
이어 금융은 2597건으로 민원이 14.7% 감소했다. 비트코인 가격 급등으로 가상자산거래소나 가상자산 투자 사기 관련 불만이 소폭 증가했다. 보험 분야에서는 보험금 부지급 갈등이 계속됐으나 전년에 비해서는 다소 감소 추세였으며 상조 폐업으로 인한 불만이 크게 늘었다. 카드 민원도 상당수 증가했는데 이는 티메프 사태로 결제를 취소해달라는 소비자들의 민원이 이어진 탓으로 보인다.
생활용품은 1734건으로 지난해보다 민원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아무래도 패션, 화장품, 가구 등 경기 영향을 받는 업종들이다 보니 시장이 위축되면서 소비자 불만도 자연스레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식음료(8위, 1726건), 건설(9위, 333건), 게임(10위, 281건) 등 순으로 집계됐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