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결산-유통] 티메프사태 여파로 민원 폭증...오픈마켓·​​​​​​​패션 등 ‘온라인 플랫폼’에 민원 집중

2024-12-17     이은서 기자
올해 유통 업종은 티몬·위메프(티메프) 미정산 사태 여파로 소비자 민원이 지난해보다 두자릿수 비율로 급증했다.

티몬, 위메프 등이 포함되는 종합 온라인몰과 중고거래 플랫폼 민원 건수가 대폭 늘었고 홈쇼핑, 패션플랫폼 등 불만도 소폭 증가했다. 반면 전통 유통채널인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은 다소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올해 1월1일부터 11월30일까지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제기된 유통 관련 제보는 1만899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6523건)보다 15% 증가했다. 

◆ 티메프 정산 지연 사태로 온라인몰 불만 급증...숙박·항공 상품 피해 커

올해 유통업계에서 가장 큰 이슈로 꼽히는 티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 영향으로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민원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티메프가 입점업체들에게 판매대금을 지급하지 못해 일부 판매자가 상품 발송이나 서비스 제공을 거부하면서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대금을 받지 못한 판매자들이 '취소 처리' '이용 완료' '환불 완료' 등 상태로 변경해버린 경우가 상당수라 소비자들은 대처할 새 없이 피해를 입게 됐다. 특히 7월 하순에 문제가 발발하면서 여름 휴가를 앞두고 항공권, 숙박, 레저 등 고가 상품을 구매했던 소비자 민원이 폭증했다.

한국소비자원에서 집단 분쟁조정에 돌입해 9200여 명이 참여했고 이번주 중 조정 결론이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 (왼쪽부터) 한 온라인몰에서 구매한 핸드크림이 직영몰에서 구매한 동일 상품과 용기의 모양에 차이를 보였다. 또 다른 온라인몰에서 구매한 구찌백이 감정원에서 가품으로 판명났다 

이어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등 중국발 해외직구 플랫폼 공습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도 눈에 띄게 늘었다. 가품 등 품질 논란부터 시스템 오류, 불안정한 고객센터와의 소통 등이 주로 문제가 됐다. 결제한 적 없는 상품이 결제되고 다른 이의 계정으로 주문됐다는 황당 피해 사례들이 꾸준하게 제기됐다. 중국 플랫폼이다 보니 고객센터 상담원과도 원활하게 소통이 되지 않아 답답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쿠팡·네이버쇼핑·G마켓·SSG닷컴·11번가·롯데온·카카오쇼핑 등은 오픈마켓 플랫폼에선 소비자들이 품질, AS 등에 대한 플랫폼의 책임을 묻는 불만이 두드러졌다. 대형 온라인몰도 가품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전자기기, 명품백, 명품 화장품 등 다양한 품목에서 가품 판정이 나오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구매한 상품의 박스 개봉을 이유로 청약철회가 거절됐다는 불만은 온라인몰과 홈쇼핑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발생했다. 전자상거래법에 따르면 내용물 확인을 위해 포장을 훼손한 경우는 청약철회 제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상당수가 포장 박스를 상품의 일부로 판단하며 반품을 거절하고 있었다. 
 
▲ (왼쪽부터) 패션 플랫폼에서 얼룩진 샌들을 보내 반품을 청하자 반품배송비를 요구했다. 또 다른 패션 플랫폼에서 주문한 멜빵치마의 단추가 좌우 개수가 다른데 단순변심이라며 택배비를 요구해 소비자가 분노했다

무신사, 지그재그, 에이블리, 브랜디 등 패션 플랫폼의 경우 실물과 판매 이미지가 크게 다른 것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소비자는 엄연한 업체 측 과실이라고 봤으나 ‘단순 변심’으로 취급해 반품 시 왕복 택배비용을 청구하면서 불만을 증폭시켰다. 

당근, 중고나라, 번개장터 등 중고 플랫폼의 경우 정산 관련 민원이 빗발쳤다. 정상 거래임에도 원인 불명으로 보류되기 일쑤인데 고객센터 연결도 어렵다는 내용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당근은 이용 거래를 제한당했는데 원인도 알 수 없다는 피해 호소가 눈에 띄었고, 번개장터는 올 8월부터 '안전거래'로만 가능케하면서 판매자에게 수수료를 부담시켜 원성을 샀다.

◆ 대형마트, 편의점 불만 줄어...식품 이물 등 민원은 지속

전통 유통 채널인 대형마트와 편의점에 대한 소비자 불만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한 가운데 고질병인 식품 품질 불만은 꾸준했다.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코스트코 등 대형마트에서 식품의 품질 문제가 잇따랐다. 내용물의 부실에 대한 불만을 비롯해 이물질, 부패 등 다양했다. 
 
▲ (왼쪽부터 시계방향) 편의점 김밥에서 나온 딱딱한 이물질, 삼각김밥에서 나온 알 수 없는 이물질, 삼각김밥에서 발견된 나무 이물질, 곰팡이가 슬어있던 샤인머스켓

대형마트에서 보고 구매한 버섯, 양배추 등 식재료도 포장 아래는 이미 곰팡이가 피거나 상해 있어 품질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온라인 주문 시 품절되기 일쑤고 환불 시엔 할인받은 금액도 차감되면서 갈등을 빚기도 했다.

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편의도 식품 관련 불만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특히 삼각김밥, 김밥, 샌드위치 등 즉석식품에서 머리카락, 나무조각 등 이물이 발견되는 일이 잦았다. 컵라면, 제과 등 일반 가공식품의 소비기한이 경과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는 민원도 다발했다. 문제를 제기하면 사과 없이 환불만 해주거나 환불조차 거부하는 경우도 존재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