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동 LG디스플레이 대표 '벼랑끝 전술'로 2년 연속 2조 원 대 적자 끊었다
2024-12-17 송혜림 기자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들어 매분기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다.
연간 매출 전망치는 전년 대비 23.7% 증가한 26조3766억 원이다. 영업적자는 3000억 원대로 2년 연속 이어진 2조 원대 적자 행진을 끊어낸다. 영업이익률과 당기순이익은 적자 상태를 유지하나 전년 보단 마이너스 폭을 대폭 줄였다.
업계에선 이달 취임 1년을 맞은 정철동 대표가 경영수완을 발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첫 공식 업무를 시작하면서 ‘실적 턴어라운드’를 최대 과제로 꼽았다. LG디스플레이는 정보기술(IT) 제품 수요 부진 여파로 2022년부터 2년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다.
정 대표는 먼저 중국 기업들의 시장 진입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던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을 정리하고 희망퇴직을 통한 인력조정에 나서는 등 대대적인 구조 개편에 나섰다. 또 모바일용 OLED 케파(생산능력)를 증설하고 애플 신제품향 OLED 패널 출하량을 늘리면서 올해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정 대표는 올 초 신년사에서 내세웠던 연간 경영목표도 원활하게 추진했다. 사업별로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OLED 신모델의 적기 개발과 양산 ▲공장 가동률 제고 ▲중형 LCD 사업 손익구조 개선 등 총 3가지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업계 최초로 27인치 480헤르츠(Hz) QHD 게이밍 OLED를 본격 양산하며 게이밍 모니터 시장 공략에 나섰다. OELD 게이밍 모니터는 고사양 게임의 보편화로 수요가 급증하며 지난해 시장 규모 3조원 대에서 내년 20억 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업계 최초로 차량용 P(플라스틱)-OLED 양산에 성공한데 이어 유리 기판을 사용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ATO(Advanced Thin OLED)를 개발하는 등 차량용 OLED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입지를 넓히고 있다. 10인치 이상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매출 기준)에서 LG디스플레이는 2018년 이후 6년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대형 OLED 시장에선 핵심 기술인 ‘메타 테크놀로지 2.0′을 바탕으로 현존 OLED TV 패널 중 가장 밝은 최대 휘도 3000니트를 구현해 내는 등 신제품 개발에 속도 내고 있다.
공장 가동률도 전년 대비 끌어올렸다. 올해 3분기 기준 구미와 파주, 광저우 소재 공장의 평균 가동률은 99~100%를 기록했다, 지난 1~2분기에는 모두 100%였다. 공장 평균 가동률은 회사가 보유한 생산능력 대비 실제 생산 수량의 비중을 뜻한다. 지난해 1~3분기엔 100%는 한 번도 없었고 대부분 89~97% 수준이었다.
사업 재편에도 승부수를 던졌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9월 중국 광저우 LCD 공장을 매각하며 공식적으로 대형 LCD 사업에서 철수했다. 또 소형 LCD를 생산하는 구미 사업장은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노후된 생산 시설은 가동을 중단하며 비용 절감에 나섰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OLED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에 집중 투자해 경쟁력을 강화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