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상장사 6곳 중 4곳 수익성 '뚝'...창업 4세 이규호, 경영능력 시험대에

2024-12-18     유성용 기자
코오롱그룹 상장사 6곳 중 코오롱글로벌·모빌리티·생명과학·(주)코오롱 등 4곳의 수익성이 매우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웅열 명예회장 뒤를 이어 올해부터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 창업 4세 이규호(41) 부회장으로선 수익성 개선을 통한 경영능력 입증이 절실한 상황이 됐다. 특히 이 부회장이 사업을 추진한 모빌리티 부문 수익성 저하는 매우 뼈아프다.

이 부회장은 내년초 신년사를 통해 그룹의 방향성을 담은 메시지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18일 전자공시시스템과 증권가에 따르면 코오롱그룹 6개 상장사 중 4곳의 영업이익이 감소하거나 적자 전환했다.

코오롱글로벌(대표 김정일)은 건설경기 침체여파로 올해 12년 만에 연간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할 위기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대표 전철원)은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60% 이상 급감했다. 주력 계열사 부진으로 지주사인 (주)코오롱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감소했다. 특히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실적 부진은 사업을 주도해 왔던 이 부회장 입장에서 뼈아픈 일이다. 고금리와 경기침체 직격탄을 맞았다.

이 부회장은 2021년부터 코오롱그룹 자동차유통 부문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작업을 맡았다. 이를 통해 수입차 유통 판매, 중고차, 애프터서비스(AS), 하이엔드 오디오 사업을 한 데 모은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지난해 출범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코오롱의 모빌리티 서비스를 아우르는 ‘702’ 브랜드도 론칭도 이끌었다.

코오롱생명과학(대표 김선진)은 적자가 확대됐다. 다만 유전자 치료에 연구비를 쏟으며 그룹의 미래를 준비해야 할 회사이기 때문에 매출이 25.5% 늘어난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산업자재 및 패션 업체 코오롱인더스트리(대표 김영범·유석진)와 폴리옥시메틸렌(POM) 전문업체 코오롱ENP(대표 허성)2개사는 수익성이 개선됐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연말 정기 임원 인사에서 승진하면서 (주)코오롱 각자대표로 선임됐다.  이 부회장이 그룹 경영을 컨트롤하면서 기획·전략·미래사업 등을 챙기고, 또 다른 각자대표인 안병덕 부회장이 법무·홍보·경영관리·인사·총무 등의 지원부문을 맡아 이 부회장을 서포트하는 체제를 구축했다.

이 부회장은 지주사 외에 코오롱모빌리티그룹과 코오롱글로벌에서는 사내이사로 경영에 참여 중이다.

그룹 경영을 맡은 첫해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이 부회장으로서는 후계자로서 경영능력 검증이 필요하다. 특히 이 부회장은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지주사 지분을 갖고 있지 않다. (주)코오롱 지분은 이웅열 명예회장이 49.74%로 최대주주다.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52.14%다. 
코오롱그룹 이규호 부회장

계열사들은 내년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전략을 준비 중인 가운데 이 부회장은 그룹 차원에서 중기 비전과 관련한 신년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전해진다.

당장 직면한 수익성 개선 과제와 함께 2차전지, 수소, 친환경 등 차세대 성장 동력 부문에 대한 언급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글로벌은 내년 초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서초 스포렉스’ 토지와 건물을 4301억 원에 매각해 중장기적인 유동성을 확보할 예정이다. 주택사업 리스크는 공공부문 수주 확대로 대응할 계획이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702 브랜드를 활용해 신차, AS, 중고차, 오토 금융, 보증연장 상품 등의 유기적 연결성을 강화해 사업 전반의 밸류업을 꾀할 방침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 패션의 경우 해외 사업 확장을 통해 내수 부진을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하반기 들어 코오롱스포츠의 일본 진출을 시작했고 ‘아카이브앱크’ 등 자사 브랜드는 태국에 진출했다.

사업재편도 차질 없이 수행할 계획이다. 필름 사업은 SK마이크로웍스와 별도 합작법인(JV)을 설립하기로 했고, 코오롱글로텍의 자동차 소재·부품 사업은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한 상황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