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떠난 서한, 수도권 완판 행진에도 웃지 못하는 까닭은?…재무건전성 악화에 시름
2024-12-23 선다혜 기자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한은 올해 서울과 경기에서 분양한 단지 2곳 모두 완판했다. 지난 9월 서울에 공급한 128가구 규모 '올림픽파크 서한포레스트'는 1순위 평균경쟁률 37대 1을 기록하며 완판에 성공했다.
앞서 지난 5월 분양한 ‘고덕국제신도시 서한이다음 그레이튼’ 역시 1138가구 모집에 5806명이 몰려 1순위 평균 경쟁률 9.1대 1을 기록하면서 흥행했다.
이에 힘입어 서한은 올해 3분기말 기준 매출이 5676억 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3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도 230억 원으로 61%나 늘어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재무건전성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서한은 올해 3분기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이 -1052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도 영업활동현금흐름이 -73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해 마이너스폭이 14배나 증가했다.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보다 빠져나간 금액이 더 많다는 의미다.
순이익률과 자기자본이익률(ROE), 부채비율 등 각종 재무지표도 일제히 악화일로에 있다.
순이익률 추이를 보면 △1분기 3.15% △2분기 1.03% △3분기 0.01% 등으로 매분기 큰 폭으로 감소중이다. ROE 역시 3분기 기준 2.52%를 기록해 전년 동기 6.14%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부채비율은 지난 2분기 200%, 3분기 205% 등으로 상승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도 재무지표가 좋지 않은 것은 대구·울산 등 텃밭에서 주택사업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 11월 공급한 ‘대봉 서한이다음’을 비롯해 2022년 11월에 각각 분양한 ‘두류역 서한포레스’, ‘번영로 서한이다음 프레스티지’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심지어 대봉 서한이다음의 경우 현재까지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후 미분양’ 물량이 남은 상태다.
해당 단지는 분양 당시 498가구 모집에 560명이 청약을 접수했다. 평균 경쟁률은 1.1대 1을 기록했지만 이 마저도 전용 84㎡A·99㎡ 등 일부 타입에만 집중돼 나머지는 전부 미달됐다. 약 3년 동안 미분양 물량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서한은 영남을 벗어나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사업에 무게를 싣고있다. 그 일환으로 경기도 김포 신곡지역주택조합 1173억원 규모 도급계약을 체결했다. 이 사업은 김포시 고촌읍 신곡리 일원에 지하 3층~지상 16층·462가구 규모의 아파트 및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서울을 제외한 인천·경기 등의 부동산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경기도는 10월 기준 미분양 물량이 9771가구에 달하고 있다. 즉 도급사업이라고 해도 시장 상황에 따라 청약미달로 공사대금을 받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서한 측은 "주요원자재 원가 상승 및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서 3분기 순이익률이 다소 낮아졌다"면서도 "다만 추후에 물가상승을 도급금액 등에 반영 예정인만큼 이 부분은 다소 완화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건설경기가 어려운 가운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보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시공능력평가순위 51위의 서한은 대구·울산 등 경북지역에 거점을 두고 활동한 건설사로 건축 및 자체사업을 주업으로 삼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선다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