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해임 안건에 소액주주 93%가 '반대'

2024-12-19     정현철 기자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에서 박재현 대표 해임 안건이 소액주주 93.2%의 반대로 부결됐다. 박 대표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에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한미약품은 19일 오전 10시 서울 송파구 교통회관에서 임시주총을 열고 박 대표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이사 해임 1호 의안과 박준석 한미사이언스 부사장, 장영길 한미정밀화학 대표의 신규 이사 선임 2호 의안 등 총 2건의 안건을 논의했다.

박재현 대표는 9시 38분 현장에 도착했다. 신 회장이나 박 부사장, 장 대표 등은 참석하지 않았다.
▲박재현 대표가 취재진에 둘러쌓여 주총 장소로 입장하고 있다.
주총은 의결권 확인 과정으로 예정된 시간인 10시를 조금 넘긴 10시 33분에 개회했다. 전체 의결권을 가진 주식 수 1281만991주 중 1021만9107주(80.59%)가 출석했다.

박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주주들의 재신임을 받는 날”이라며 “그룹 거버넌스 이슈와 한미약품 사업을 분리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한미약품 역량을 하나로 모으는 날”이라고 말했다.
이사 해임은 특별결의 요건으로 참석 주식 수의 2/3 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박 대표 해임 안건은 찬성 53.62%로 부결됐다.

특히 소액주주의 압도적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한미사이언스, 국민연금, 신동국 회장 측 지분을 제외한 나머지 소액주주 주식 수는 253만3549주로 이 중 17만3364주(6.8%)만이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동국 회장 해임안도 찬성 53.64%로 부결됐다.

2안은 이사회 총원 10명 중 해임된 이사가 없으므로 자동 폐기됐다.

박 대표는 임시주총 종료 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거버넌스 이슈와 별개로 사업적인 측면을 잘 이끌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왼쪽부터) 글로벌사업본부 해외영업 신해곤 상무, 신제품개발본부장 김나영 전무, 박재현 대표, 국내사업본부장 박명희 전무, R&D센터장 최인영 전무
박 대표는 “소모적인 임시주총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착잡한 심정이 있다. 이보다 회사 발전 방향성을 고민하는 데 전력투구해야할 것”이라고 운을 뗐다.

한미사이언스와 관계에 대해선 완전한 독립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박 대표는 “한미사이언스 측에 맡긴 업무 위수탁 틀을 깨고 싶지 않다. (최근 한미약품에 신설한) 인사·법무팀은 최소한의 관리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미사이언스 측으로부터 본인과 회사를 포함 총 8건이 들어와 있다. 임시주총 소집 이후 접수된 건으로, 끝났으니 취하하는 게 방법이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사업 성과에 대해서 박명희 부사장은 “박 대표 취임 이후 국내사업본부 전문의약품 원외처방 1위를 달리고 있다. 2028년 매출 3조가 목표인데 국내사업본부 전문의약품 매출 1조7000억 원 달성 가능하다. 박 대표가 잘 지지하고 있어 흔들림 없이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내년 3월 경영권 다툼이 다시 발생할 여지는 남아있다.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이사회에서 임기만료를 앞둔 이사들이 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내년 정기주총서 이사회 소폭 변경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한미약품그룹이 가야할 방향성은 같다. 가능하면 한 목소리를 내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해임요건에 해당하는 여러 가지 사실과 상황들이 시간이 갈수록 더욱 구체화될 것”이라며 “실체적 진실이 드러나면 주주들의 판단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