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새해 경영과제 ①] 이환주 체제 KB국민은행, 리딩뱅크 탈환 정조준...해외법인 실적 개선도 시급

2025-01-06     박인철 기자
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기준금리 인하와 대출규제 강화로 시중은행들은 올해부터 이자이익 감소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연말 인사에서 5대 시중은행 중 4곳의 수장이 바뀔 정도로 은행권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주요 은행들의 당면 과제와 타개책 등을 살펴보면서 2025년 은행권 경영전략을 진단해 본다. [편집자주]

지난해 H지수 ELS 사태를 비롯한 대형 금융사고로 어려움을 겪었던 KB국민은행은 올해 이환주 행장 체제에서 리딩뱅크 탈환을 노리고 있다.
 
KB금융그룹은 3연임이 유력했던 이재근 은행장 대신 은행·비은행을 섭렵한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를 차기 행장으로 내정하는 파격 인사를 실시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KB국민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조6179억 원으로 전년 동기(2조8554억 원) 대비 8.3% 감소했다. 전년 동기 1위였지만 지난해는 신한은행(3조1028억원), 하나은행(2조7808억원)에 이어 3위까지 내려왔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 판매로 1분기에만 은행권에서 최대인 8420억 원을 배상 충당금으로 적립한 탓이다. 
 
2분기와 3분기에 1조1000억 원 이상 순이익을 내면서 빠르게 회복했지만 사실상 리딩뱅크 수성은 어려워졌다. 

해외법인도 수익성 부진이 이어졌다. KB국민은행 해외법인 5곳의 3분기 누적 순손실은 788억400만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특히 인도네시아 법인 ‘KB뱅크’가 3분기에만 1861억 원의 적자가 났다. 충당금 전입, 법인세 관련 등으로 1000억 원의 비용 지출이 발생했다.
 
실적 하락 뿐만 아니라 금융사고도 다수 발생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19건으로 시중은행 중 가장 많았고 피해금액 100억 원이 넘는 금융사고도 3건이나 터졌다.
 
리딩뱅크를 탈환해야 하지만 올해도 은행권 업황은 녹록지 않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예고했다. 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도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이자이익 비중이 타행 대비 높은 KB국민은행에는 리스크 요인이다. KB국민은행의 이자이익 비중은 3분기 기준 92.5%로 5대 시중은행 중 가장 높다. 새로운 수익 창출로 타개책을 마련해야할 시기다.
 
그런 점에서 은행/비은행 모두를 경험한 이 행장이 부임한 것은 긍정적이다. 이 행장이 KB국민은행 개인고객그룹 전무·경영기획그룹 부행장, KB금융지주 재무총괄(CFO) 부사장, KB라이프생명 대표 등 은행 일선과 지원, 비은행 노하우를 모두 쌓았기 때문이다.

 
▲이환주 KB국민은행 은행장 후보


이 행장은 KB라이프생명 대표 시절 푸르덴셜생명보험과 KB생명보험의 통합을 이끌어 2년간 안정적으로 조직을 운영했고 KB골든라이프케어를 자회사로 편입해 국내 생보사 중 가장 먼저 요양 사업에 진출하는 성과를 낳기도 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이 대표는 영업과 고객 중심 경영을 실현할 적임자로 현재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면서 순이자마진 하락세인 상황에서 비은행 계열사 대표로서 경험과 노하우를 은행에서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ELS도 고객과의 자율배상에 있어 약 95% 동의율을 기록 중이다. 당국에서 고난도상품 판매 관련 제도 개선을 나서고 있어 해당 리스크 요인은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덧붙였다.
 
해외법인 실적 회복도 올해 국민은행이 개선해야 할 주요 과제로 꼽힌다. 연임이 유력하던 이재근 현 KB국민은행장을 KB금융지주 글로벌 부문장으로 부임시킨 것도 글로벌 사업부문을 본격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KB국민은행은 인도네시아, 중국, 미얀마, 캄보디아 등 아시아 4개국에 5개 법인을 두고 있는데 전년 대비 실적이 나아진 곳이 미얀마뿐이다. 특히 인도네시아 법인은 2025년 흑자전환 목표를 밝힌 상태인데 올해 적자 폭이 더 커졌다.

 
▲KB국민은행 인도네시아 법인


은행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법인 손실 문제는 3분기 충당금, 법인세 등 일회성 요인으로 순손실이 커졌지만 재무 건전성은 더 나아졌다”면서 “이자이익(59.5%), 비이자이익(98.2%)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고 정상여신 비율도 75.5%로 전 분기 대비 18.8% 올랐다. 지속적인 건전성 개선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량여신 확대로 안정적인 영업 기반을 다지고 전기차, 농업 등 산업별 맞춤형 금융 패키지 지원을 통해 중소기업 부문 경쟁력도 확대해 흑자전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금융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임직원 대상으로 금융 윤리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등 내부통제 제도 개선도 일찍 시행했다. AI를 적용한 내부통제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를 운영하고 전산 개발도 진행해 올해는 내부통제 강화에 더 힘쓴다는 입장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