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H&M·COS 등 해외 패스트패션 브랜드 AS 불가...에잇세컨즈·스파오 등 국내 브랜드는 ok

심의 통해 하자 과실 따져 교환·환불만

2025-01-02     이정민 기자
# 경기도 수원에 사는 유 모(남)씨는 지난해 12월 점퍼 단추가 부러져 자라 매장에 AS를 받으러 방문했다. 담당 직원은 매장에서는 육안으로 하자 판정이 어려워 “자라 규정에 따라 제3 심의기관 의뢰 후 결과에 따라 교환이나 환불해 주겠다”고 외부 심의 진행을 안내했다. 이어 “외부 AS 업체에 맡겨 수리 가능하나 일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해 유 씨는 자라 측에 환불 요청했고, 오는 15일자로 제품 환불금 입금 안내를 받은 상태다.
 
▲유 모씨가 자라에서 구매한 옷에 단추가 떨어지는 하자가 발생했다

해외 패스트패션 브랜드들이 수선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의류 구매 후 발생할 수 있는 손상 등에 대해 수선이나 교환을 기대하지만, 해외 브랜드라는 이유를 내세워 AS를 제공하지 않아 불편을 겪고 있다.

H&M과 COS는 AS 및 수선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었고, 자라의 경우 구매 후 기장 수선 등 고객 수선 요구 시 유상으로 유관 업체에 맡겨 수선 지원을 하고 있다고 전했으나 기자가 고객인양 현장에 문의했을 시 거절돼 개선이 필요했다.

이와 달리 스파오, 미쏘, 에잇세컨즈, 탑텐 등 국내 브랜드는 모두 수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일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따르면 해외 패스트패션 브랜드의 사후 정책에 대한 불만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자라, H&M, COS 등 해외 패스트패션 브랜드에서 구매한 의류가 손상됐지만 AS를 제공받지 못했다는 민원이 주를 이루며 이와 관련된 불만은 커뮤니티 등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커뮤니티에 기재된 해외 패스트패션 브랜드 AS 부재 관련 불만 내용

실제로 세 브랜드는 국내에서 AS를 지원하지 않거나 외부 수선 업체에 맡겨 진행하고 있다. 자라, H&M, COS는 소비자들에게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온라인은 물론 국내 매장수도 수십여 곳에 달해 AS 서비스가 요구되지만 AS 관련 정책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라와 H&M은 각각 30개 이상, COS는 1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유일하게 유니클로는 제한적이나마 AS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자라리테일코리아 본사 관계자는 “당사에서는 제품 구매 후 부자재 누락 등의 사유로 AS 진행이 불가하나 구매 후 기장 수선 등 고객 수선 요구가 있을 시 유상으로 유관 업체에 맡겨 수선 지원을 하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 고시의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의거해 하자 제품에 대해 선 교환 안내 및 재고부족 등으로 교환 불가 시 환불 진행하고 있다”고 유 씨의 사례와 상반된 입장을 밝혔다.

기자가 자라 고객센터에 고객인양 문의한 결과 “별도로 국내 수선이나 AS를 운영하고 있지 않아서 손상에 대한 AS는 어렵다”며 “AS 등 수선이 필요할 시 수선 전문점에 맡겨야 한다”고만 말해 소비자들이 AS 및 수선 서비스를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H&M와 COS 고객센터에서도 “국내에서 따로 AS와 수선 시설은 마련돼 있지 않아 수선 전문점에 가서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H&M과 COS에도 각 사 입장을 듣고자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세 브랜드의 공식 홈페이지에도 AS 관련 안내가 전혀 기재돼있지 않아 소비자들이 이를 사전에 인지하기도 어렵다. 

해외 브랜드 가운데 유니클로 홀로 일부 수선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AS 관련 안내도 명시해두고 있다. 유니클로의 경우 바지 상품에 한해 기장 수선을 진행하고 있었다.  

해외 브랜드와 달리 국내 패스트패션 브랜드는 비교적 세심한 AS 정책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파오(이랜드월드), 미쏘(이랜드월드), 에잇세컨즈(삼성물산 패션부문), 탑텐(신성통상) 등은 AS 관련 내용을 홈페이지에 명확히 기재하고 있으며 사후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스파오는 구매 후 2년까지 AS가 가능하며 미쏘의 경우 품질보증기간은 구매 후 6개월로 규정하고 있으나 AS 기간을 따로 정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미쏘 운영사인 이랜드월드 관계자는 “부자재 및 소재 등으로 인해 AS 가능 기간이 건마다 상이해 기간을 정해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운영하는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도 착용 중 옷이 손상될 경우 구매 후 1년까지 AS가 가능하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옷이 망가졌을 경우 AS가 가능하며 매장으로 가지고 가면 접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성통상에서 운영하는 탑텐도 온라인몰 구매 및 매장 구매 상품 모두 AS 접수가 가능하다.

신성통상 공식 온라인몰인 ‘굿웨어몰’에서 구매한 상품은 온라인과 매장으로 AS 신청을 할 수 있다. 단 신성통상 제품이 아닌 입점사 상품은 수선이 불가할 수 있으며 이 경우 굿웨어몰 고객센터로 연결해주고 있다.

매장에서 구매한 상품은 구입 매장 혹은 가까운 신성통상 브랜드 매장에서 접수할 수 있다. 탑텐 관계자는 “탑텐은 AS 차원에서 수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패딩 수선, 시접선 터짐, 단추 및 지퍼 등의 수선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해외 패스트패션 브랜드도 AS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단순히 ‘본사 방침’을 이유로 AS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소비자 책임 회피라는 지적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라 원단 및 부자재 불량으로 인한 하자는 품질보증기간 내 무상수리·교환·환급을 제공해야 한다.

품질보증기간이 지난 경우에도 감가상각에 따른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지연 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국내에서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영업하고 있는 것이니 해외 브랜드들도 당연히 국내 법안을 따라야 한다”며 “AS를 비롯해 품질관리부터 교환 및 환불 등 모든 절차에 대해 국내 법적 근거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