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 초단기 적금 대박 났는데 저축은행은 시큰둥...한국투자저축 외엔 출시조차 안 해

2025-01-06     이은서 기자
저축은행도 만기 한 달짜리 ‘초단기’ 적금 상품 출시가 가능하도록 하는 표준규정이 지난해 9월에 개정되고 약 4개월이 흘렀지만, 저축은행들이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소액상품인데다 가입기간이 짧은 탓에 총이자액이 적어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지 못할 뿐 아니라, 저축은행 입장에서도 수익성에 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6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저축은행 표준규정 개정에 따라 저축은행도 초단기(31일) 적금 출시가 가능하게 됐으나, 5대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애큐온저축은행) 가운데 만기 한 달짜리 적금을 취급하는 곳은 한국투자저축은행 1곳에 그쳤다. 

저축은행 표준규정은 79개 저축은행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업무 가이드라인이다. 개정 전까지 저축은행들은 만기가 최소 100일 이상부터의 적금 상품을 취급할 수 있었다. 지난해 9월 표준규정 개정을 통해 적금 상품의 최소 만기일을 한 달로 대폭 줄이고 소비자와 저축은행의 상품에 대한 선택 폭을 늘린 것이다. 

SBI저축은행, OK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 애큐온저축은행에는 아직까지 만기 한 달짜리 적금이 없으며 향후 출시 계획에 대해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가입기간이 짧아 금리가 높아도 실제 소비자가 받는 이자가 적어 인기를 끌기 어렵고, 목돈을 예치하는 정기예금과 달리 소액 상품이라 저축은행 입장에서도 수익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초단기 적금의 경우 고객과 금융사 입장에서 사실상 금전적 도움이 안 되는 상품”이라며 “적금 특성상 정기예금처럼 목돈이 오래 묶여있는 상품이 아닌데, 초단기 적금은 기간이 짧아 더욱 돈이 안 된다. 이건 소비자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실제 소비자들이 제공 받을 수 있는 이자가 크지 않다보니 새로운 고객 유치를 위한 이벤트성 경향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투자저축은행이 지난해 12월 저축은행업계 최초로 출시한 초단기(31일) 적금 ‘한투원투’는 최대 연 12%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기본금리 연 4%, 마케팅 동의 시 우대금리 연 8% 제공한다. 하루 입금액은 1000원부터 최대 5만 원까지 가능하다. 

31일간 하루도 빼놓지 않고 하루 최대 5만 원씩 총 155만 원을 입금하면 한 달에 이자가 8153 원이다. 금리는 높아도 가입금액이 적어서 체감효과가 높지 않은 셈이다. 또 한 달 만기가 끝나면 재가입도 불가하다. 

그래서 출시 후 판매실적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고, 저축은행 측도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지 않고 있다.

한국투자저축은행 관계자는 한투원투 적금에 대해 “출시한 지 2주밖에 되지 않아 얼마나 팔렸는지 공개하기 어렵지만 아직 소비자 반응이 그렇게 크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저축은행 특성상 인터넷은행 등과 달리 소비자의 관심도가 낮아 홍보가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다만 최근 투자 등 자금 운용을 위해 만기가 짧은 고금리 적금 상품이 인기인  만큼, 소비자 반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 케이뱅크가 출시한 초단기(31일) 적금이 소비자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어 비교적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들의 초단기 적금도 충분히 인기를 끌 수 있다는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케이뱅크의 ‘궁금한적금’은 한 달 만에 10만 좌를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한 달간 입금하는 초단기 적금으로, 입금액은 매일 100원~5만 원까지 가능하다. 31일간 매일 입금 시 최대 연 7.5%의 금리를 누릴 수 있다.

2023년 10월에 출시된 카카오뱅크의 ‘한달적금’은 약 1년 만에 누적 개설된 계좌 수가 800만좌를 돌파했다. 31일 동안 매일 최소 100원부터 3만 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 기본금리 연 1.5%에 매일 입금할 시 우대금리 0.1%포인트를 제공한다. 또 최대 6회의 보너스 우대금리까지 더하면 최고 연 7%의 이자를 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