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성장 전략②] GC녹십자, 혈액제제·백신·희귀질환치료제 3대 축으로 도약...글로벌 공략도 가속화
2025-01-10 정현철 기자
국내 제약 산업을 거론할 때면 항상 ‘내수용’ 꼬리표가 달렸다. 그러나 최근들어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진 연구개발(R&D)에서 굵직한 신약 성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제약사의 성장 전략도 글로벌 도약을 목표로 한 신약 개발에 집중되고 있다. 제약을 넘어선 사업 다각화 움직임도 나온다. 제약 CEO들도 신년사를 통해 혁신을 통한 신성장동력 마련을 주문했다. 경제적 불확실성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도약을 노리고 있는 K-제약의 성장 전략을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GC녹십자는 보유하고 있는 신약 파이프라인의 핵심 분야인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특히 항암 분야에서 기존 치료제로 효과를 보지 못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치료제 연구개발에 나서는 등 난치성 치료제 대상을 넓혀가고 있다.
올해 연구개발 부문 RED본부 내 Discovery&Explorer Unit을 신설하고 최영일 전 스파크바이오파마 부사장을 유닛장으로 영입했다. RED본부는 신약개발 초기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조직으로 이 중 Discovery&Explorer Unit은 백신, 면역질환, 항암 연구에 특화된 부서다.
올해 첫 영입인사 발표에 신설된 연구개발부서가 언급되면서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에 대한 GC녹십자의 강력한 의지가 투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GC녹십자 관계자는 “희귀·면역 질환을 포함한 다방면의 신약 타깃 물질 발굴 등 신약 후보물질 도출 연구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신약 연구개발의 효율성과 속도를 높이는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GC녹십자의 사업 부문은 크게 3개로 나뉜다. 혈액제제와 백신,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를 포함한 일반제제 등이다. 각 분야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혈액제제와 일반제제가 각 30~35%, 백신이 20~25% 정도다.
기존 GC녹십자의 파이프라인은 백신과 희귀질환군을 중심으로 돼 있다. 현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는 파이프라인에는 출시된 품목을 제외하고 희귀질환 6종, 백신 7종, 혈액제제 1종 등 총 14종이 있는데, 신약 개발은 희귀질환 분야에 집중돼 있다.
희귀질환군은 발생하는 환자 수 자체는 많지 않지만 수익성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여기에 난치성 질환군을 개발 대상으로 확대하면서 상업화에 따른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처방 환자 수요를 확대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
대표적인 품목이 헌터라제다. 헌터라제는 2023년 주요 수출국인 러시아에서 전쟁이 발발한 탓에 GC녹십자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당시 GC녹십자 매출은 1조6266억 원으로 전년 대비 4.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44억 원으로 57.7% 줄었다.
이 전망에는 알리글로 매출 증가가 반영됐다. 지난해 8월부터 약 600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되는데 현지 혈액원 인수 및 수요 확대로 올해는 매출이 더욱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미국향 혈액제제 수출 월별 변동성이 컸으나 올해는 매월 균등 출하가 예상된다. 미국 내 면역글로불린 수요 증가, 성분 처방이 가능한 특징으로 후발 주자인 GC녹십자 역시 성장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반제제와 백신에선 확대된 포트폴리오가 매출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담겼다.
GC녹십자는 지난해 12월 러시아에서 헌터라제ICV(뇌실투여법)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기존 헌터라제IV(정맥주사)와 달리, 러시아에서 첫 ICV 제형 헌터증후군 치료제라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지난해 하반기 품목허가를 신청한 탄저, 결핵백신이 올해 허가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회사는 혈액제제, 백신, 희귀질환 치료제를 3대 축으로 공동연구개발 협력 등 다양한 개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