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성장 전략③] 한미약품, 원외처방액 2000억 제품 집중 육성...2033년 매출 절반 해외서 달성

2025-01-14     정현철 기자

국내 제약 산업을 거론할 때면 항상 ‘내수용’ 꼬리표가 달렸다. 그러나 최근들어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진 연구개발(R&D)에서 굵직한 신약 성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제약사의 성장 전략도 글로벌 도약을 목표로 한 신약 개발에 집중되고 있다. 제약을 넘어선 사업 다각화 움직임도 나온다. 제약 CEO들도 신년사를 통해 혁신을 통한 신성장동력 마련을 주문했다. 경제적 불확실성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도약을 노리고 있는 K-제약의 성장 전략을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한미약품은 2033년에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내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갖고 있다. 투자 비용은 자사 제품에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연간 원외처방액이 2000억 원에 달하는 로수젯을 이을 제품 출시에 집중할 전망이다.

1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전체 매출 중 88%는 내수에서 발생한다. 연간 수출액은 약 2000억 원 정도다.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제2의 로수젯으로 키울 차세대 개량·복합신약 출시’, ‘중동 지역 완제품 수출’,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 개발’ 등을 언급했다. 국내에서 연간 원외처방액이 2000억 원에 달하는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로수젯과 같은 제품을 다수 육성해 해외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상업화 및 제품 개발로 이어져야 한다는 뜻이다.

한미약품은 글로벌을 ▲중국 ▲일본 ▲동남아 ▲중동 ▲중남미 5개 권역으로 나눠 주요 제약사와 신제품 개발, 판매 계약을 확대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11월까지 24개국 59개사와 거래 협의가 이루어졌는데 전년 대비 두 배 늘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미약품은 신약 개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공개하고 있는 파이프라인은 총 28종으로 항암 분야 15종, 비만·대사질환 6종, 희귀질환 5종, 기타 2종으로 구성돼 있다. 이 파이프라인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 의약품청(EMA) 등 기관으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21건 지정됐다. 패스트트랙 심사 대상은 5건, 유망 혁신치료제에도 1건 지정됐다. 

임상 2상 이상 단계에 진입해있는 파이프라인이 12종이다. 이 중 7종은 로슈, 어썰티오 등 글로벌 제약사와 파트너십을 통해 상업화를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 임상 3상 대상자를 모집 중인 비만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를 포함해 5종은 한미약품이 직접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개발비 투자는 연간 2000억 원, 매출 대비 약 15%정도다. 한 해 영업이익과 맞먹는 수준이다. 후기 단계로 갈수록 임상 비용이 늘어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담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은 매출 대비 20%까지 연구개발에 투자할 의향을 밝혔다.

한미약품은 국내 블록버스터(연 매출 100억 원 이상)로 평가 받는 제품 육성을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2028년까지 내수를 1조7000억 원 이상으로 끌어올려 글로벌 진출 투자금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국내에서 대표적인 한미약품의 블록버스터 제품 로수젯으로 한미약품 전체 원외처방액의 17.8% 비중을 차지한다. 2023년 기준 1788억 원을 기록했고, 지난해 3분기 누적은 153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3% 증가했다. 이 추세대로면 지난해 2000억 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비슷한 수준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하는 치료제는 국내 제약사 중에선 HK이노엔이 개발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신약 케이캡뿐이다.

로수젯은 국내 최초 로수바스타틴, 에제티미브 복합제로, 단일제 사용 시 스타틴 고용량으로 간독성, 근육병증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점에서 저용량으로 LDL(저밀도)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출 수 있다는 점과 당뇨병을 동반한 환자에게도 효과가 있다는 장점으로 이상지질혈증 치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로수젯과 같은 시장 내 주목받는 치료제 개발이 목표로 현재 품목허가가 진행 중인 고혈압 치료제과 한국인 맞춤형 비만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가 로수젯을 이을 후보 제품이다.

아모잘탄플러스엘은 서로 다른 세 가지 작용기전을 가진 성분을 낮은 용량으로 조합한 세계 최초 1/3 저용량 3제 복합제로 경쟁력을 갖는다는 설명이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연내 임상 3상을 마치고 품목허가를 신청해 내년 하반기 출시가 목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