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성장 전략④] 보령, 고혈압 등 자체 생산 제품 확대...영업이익률 20%대 고수익 사업구조 목표
2025-01-15 정현철 기자
국내 제약 산업을 거론할 때면 항상 ‘내수용’ 꼬리표가 달렸다. 그러나 최근들어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진 연구개발(R&D)에서 굵직한 신약 성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제약사의 성장 전략도 글로벌 도약을 목표로 한 신약 개발에 집중되고 있다. 제약을 넘어선 사업 다각화 움직임도 나온다. 제약 CEO들도 신년사를 통해 혁신을 통한 신성장동력 마련을 주문했다. 경제적 불확실성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도약을 노리고 있는 K-제약의 성장 전략을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2021년 8월 취임한 장두현 보령 대표는 2022년 실적발표 당시 중장기 비전으로 ‘2026년 매출 1조, 영업이익 2000억 원’ 목표를 제시했다. 20%대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내는 사업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골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한미약품(15.5%), JW중외제약(11.5%), 대웅제약(10.7%) 순으로 영업이익률이 높았다.
HK이노엔으로부터 연간 원외처방액 2000억 원에 달하는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하면서 매출이 늘었다. 케이캡을 포함한 스페셜티 케어(Specialty Care) 부문 매출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219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했다. 다만 수수료 등 비용 부담으로 수익성 악화 요인이 됐다.
보령은 중장기 목표인 고수익성 사업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올해 자체 제품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우선 국산 15호 신약으로 허가 받은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 제품군(카나브패밀리)을 확대한다. 현재 카나브 복합제 관련 임상이 7건 진행 중으로 지난해 말 임상을 마친 고혈압·이상지질혈증 3제 복합제 BR1017은 올해 하반기 품목허가 신청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카나브패밀리는 7종으로 구성됐다. BR1017을 포함해 고혈압·당뇨 복합제 등 총 10종까지 제품군을 늘려 2026년 매출 2000억 원 달성이 목표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카나브패밀리 매출은 113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했다. 이 증가율을 대입하면 지난해 1720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예상된다.
보령이 지속 추진하고 있는 ‘LBA’ 전략 품목도 늘릴 것으로 보인다. LBA란 특허 만료 후에도 높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는 오리지널 의약품을 인수하는 전략이다. 보령은 인수한 품목의 자체 생산화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다.
보령 관계자는 “LBA 전략은 M&A, 신약 개발·상업화 등에 비해 추가 투자비용이 적고 안정된 수입처를 마련할 수 있을뿐더러 오리지널 선호도가 짙은 국내 처방 시장에 특화된 전략이다. 국내외서 임상적 가치를 인정받으며 시장을 이끄는 다양한 오리지널 품목에 대해 인수를 지속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1750억 원 중 전략적 필수의약품 위주 자가 생산 능력 확보를 위한 설비 투자에 500억 원, 전략적 필수의약품 인수 등 운영자금으로 750억 원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LBA 전략을 위한 품목 및 생산 설비 확대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기존 제품군으로 분류돼 있는 당뇨 치료제 트루다파 제품군의 판매 확대에도 나선다. 트루다파, 트루버디에 이어 지난 8일 허가 받은 트루디에스엠을 내세워 시장을 공략한다.
지난 2023년 6월 임종래 R&D 부문장을 선임한 이후 파이프라인을 대거 확대해 개발에 나서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재 진행 중인 47건의 임상 중 23건이 임 부문장 선임 이후 승인 받았다.
보령 관계자는 “올해 지속적인 자가 제품 개발 및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제품) 비중 확대 등 노력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제고해 나갈 계획이다. 카나브를 비롯한 당뇨 제품군 등 자사 제품 시장 지배력 확대를 위해 제품 라인업을 늘리고 영업마케팅 조직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