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새해 경영과제⑨] 순이익·고객 '폭풍 성장' 인터넷은행, 취약한 '건전성 관리'에 집중

2025-01-17     박인철 기자
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기준금리 인하와 대출규제 강화로 시중은행들은 올해부터 이자이익 감소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연말 인사에서 5대 시중은행 중 4곳의 수장이 바뀔 정도로 은행권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주요 은행들의 당면 과제와 타개책 등을 살펴보면서 2025년 은행권 경영전략을 진단해 본다. [편집자주]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인터넷은행 3사는 매년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오프라인 지점이 없는 대신 금리 경쟁력으로 고객 수를 지속 늘리고 있다.

올해는 플랫폼과 글로벌 지분 투자 등으로 수익 극대화를 노리는 가운데 약점으로 꼽힌 자산건전성 관리도 신경 쓴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인터넷은행 3사의 순이익은 일제히 증가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각각 3556억 원, 122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나란히 27.3%, 220.2%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토스뱅크도 345억 원으로 흑자전환하며 첫 연간 흑자를 앞두고 있다.

가계대출 부문 선전이 돋보인다. 인터넷은행 3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가계대출 잔액은 69조5098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2.7% 증가했다. 오프라인 지점이 없는 대신 금융상품 금리를 낮추며 경쟁력을 키운 효과다.

총여신 수치를 봐도 카카오뱅크는 같은 기간 42조9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했다. 경남은행(41조7674억 원)을 제쳤고 부산은행(61조7345억 원) 뒤를 쫓고 있다. 케이뱅크도 16조2000억 원으로 전북은행(17조9419억 원)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섰다. 

외형적인 성장도 진행형이다. 디지털·비대면 서비스에 익숙한 MZ세대가 주요 고객층으로 자리 잡으면서 고객 수가 지속 증가세다. 3분기 기준 인터넷은행 3사의 고객 수는 모두 1000만 명 이상이다. 카카오뱅크가 2443만 명으로 가장 많고 케이뱅크(1205만 명), 토스뱅크(1100만 명) 순으로 대형 시중은행과 비슷한 수준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문제는 건전성이다. 인터넷은행들은 중저신용자 대출 취급이 많다 보니 건전성 지표가 다소 좋지 않다. 연체율만 봐도 3분기 기준 토스뱅크가 2.63%로 가장 높고 케이뱅크(1.72%), 카카오뱅크(1.21%)도 전년 동기보다 상승했다. 0.3~0.4%대인 대형 시중은행이나 0.3~0.7%대인 지방은행보다 높은 수치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토스뱅크 0.98%를 비롯해 케이뱅크(0.88%), 카카오뱅크(0.48%), 시중은행(0.28~0.32%) 대비 높다. 전체 신용대출의 30% 이상을 중저신용자 대출로 의무 집행을 해야 하므로 발생하는 고질적 문제다.

올해 인터넷은행들은 신용평가시스템(CSS) 고도화, 보증대출 확대로 건전성 관리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케이뱅크는 삼성카드, 신한카드와 손잡고 개인사업자 대안신용정보를 대출심사 전략에 활용하기로 했다. 토스뱅크는 자체 CSS인 토스스코어링시스템(TSS)으로 우량 중저신용자를 발굴하고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개인사업자대출의 경우 일반 신용대출적 성격도 있지만 보증서 대출이나 담보대출 등도 확대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도 중저신용자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면서도 CSS를 통해 중저신용 및 씬파일러 고객을 세분화하여 대출 가능 고객군을 확대하고 있다.

플랫폼과 글로벌 투자 등으로 수익성 확대도 놓치지 않으려 한다. 카카오뱅크는 태국 정부에서 추진 중인 태국판 인터넷전문은행인 '가상은행(Virtual Bank)' 인가 획득을 목표로, 태국 금융지주사 SCBx와 협력 중이다. 플랫폼도 향후 제휴사 커버리지를 확대하고 대출 비교 상품을 주택담보대출로 확장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앱에서 제휴 금융사의 100여 개의 신용대출을 비교·선택할 수 있는 플랫폼 ‘신용대출 비교하기’의 경우 3분기 실행 건수와 금액이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하는 등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리테일 ▲중소기업대출·개인사업자 ▲플랫폼 등 세 가지 부문을 중심으로 성장 플랜을 짜 기업 가치를 높인다. 요구불예금과 고객 니즈에 맞춘 특화 수신 상품을 출시해 주거래은행으로 이용하는 고객을 늘리고 제휴 생태계를 구축하는 ‘오픈 에코시스템’ 전략을 앞세워 플랫폼 사업 확대에도 나선다.

토스뱅크는 지자체와 신용보증재단 제휴를 확대하고 TSS로 건전한 중저신용자를 지속해서 발굴하고 담보대출을 확대할 예정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