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퇴직연금 100조 돌파…미래에셋증권 1위, 한투·삼성증권 치열한 순위 싸움
2025-01-16 이철호 기자
미래에셋증권(대표 김미섭·허선호)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한국투자증권(대표 김성환)과 삼성증권(대표 박종문)이 3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며 2위 현대차증권(대표 배형근)을 위협하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국내 14개 증권사의 퇴직연금 적립액 규모는 총 103조941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9.8%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DB형(확정급여형) 적립액이 전년보다 2.6% 증가한 44조8442억 원이었으며 DC형(확정기여형)은 30.9% 증가한 27조2924억 원 IRP형(개인형 퇴직연금)은 31조8046억 원이었다.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증권이 전년 대비 23% 증가한 29조2100억 원으로 1위를 유지했다. 성장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중으로 퇴직연금 적립금 30조 원 돌파가 유력하다.
미래에셋증권은 DB형 적립액이 6조3100억 원으로 전년보다 8.5% 감소했으나 DC형은 11조9000억 원으로 30.3% 증가했으며 IRP형도 11조 원으로 42.5% 늘었다.
2위 현대차증권의 지난해 퇴직연금 적립액은 17조5151억 원으로 전년 대비 4.6% 증가한 데 그쳤다. 주력 상품군인 DB형 적립액은 15조2430억 원으로 전년보다 2.3% 늘었다.
3위 한국투자증권은 퇴직연금 적립액이 15조8148억 원으로 전년 대비 22% 증가한 가운데 4위 삼성증권도 15조3857억 원으로 28.1% 늘었다. 양사 간의 격차는 2023년 9522억 원에서 지난해 4291억 원으로 5231억 원 줄었다.
DB형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적립액 7조4137억 원으로 삼성증권(4조1289억 원)보다 우위를 점하는 가운데 DC형에서는 삼성증권(4조9545억 원)이 한국투자증권(3조8009억 원)을 앞질렀다. IRP형에서도 삼성증권(6조3023억 원)이 한국투자증권(4조6002억 원)보다 앞서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10월 말부터 현재 가입한 퇴직연금 상품을 해지하지 않고 다른 금융사로 갈아탈 수 있는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가 도입되면서 증권사에서 적극적인 퇴직연금 고객 유치 경쟁을 벌였다.
그 결과 지난해 4분기 전체 증권사 퇴직연금 적립액은 전 분기보다 7조4137억 원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이 4분기 들어 적립액 규모가 1조8345억 원 증가한 가운데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도 각각 1조3326억 원, 1조2747억 원 늘었다.
은퇴 이후 기간이 길어지면서 퇴직연금 수익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실적배당형 상품을 중심으로 타 업권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바탕으로, 증권사로의 연금자산 머니무브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설명이다.
퇴직연금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새로 퇴직연금 경쟁에 참여하는 증권사도 늘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대표 엄주성)은 올해 연금사업팀을 신설하고 퇴직연금 사업자 등록을 통해 퇴직연금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퇴직연금 실물이전 시행 후 연금자산에 대한 투자문화가 확산되면서 연금자산의 머니무브가 가속화되는 추세"라며 "다양한 상품을 공급해 고객의 노후자금 수익률을 제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