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부실한 내부통제 기업에 상 줄 생각 없어”

2025-02-04     박인철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부실한 내부통제를 보인 기업에 상을 줄 생각이 없다면서 부당대출, 지배구조 등 금융권 전체에 만연한 문제를 고찰하고 냉정히 현실을 직시해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4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2024년 지주·은행 등 주요 검사결과 브리핑'에서 “은행 자원을 본인을 포함해 특정 집단의 사익을 위한 도구로 삼아 부당대출 등 위법행위 및 편법영업을 서슴지 않았다”면서 “특정 금융회사나 소수 임직원만의 문제가 아닌 은행·금융권 전체에 만연한 고질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우리·KB·농협지주와 신한금융투자 등 정기검사를 실시한 결과 총 3875억 원 규모의 부당대출이 적발됐다고 밝혔다. 특히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은 기존에 파악된 350억 원보다 더 많은 730억 규모로 실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원장은 부실한 내부통제나 불건전한 조직 문화에 대해 상을 줄 생각이 없음을 강조하면서 금융사가 사고를 축소하거나 사고자를 온정주의적으로 조치하면서 대규모 금융사고가 반복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고 비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4일 오전에 열린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가 추진 중인 동양·ABL생명 인수·합병 관련해서는 이달 내 금융위원회에 정기검사 결과를 송부해 3월 중에라도 (금융위원회가) 판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만약 금감원 정기검사 결과에서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가 3등급 이하로 나올 경우 보험사 인수는 사실상 어려워진다.

이 원장은 “우리금융 부당대출 관련해서는 대규모 금전 취급에 관여한 모든 사람이 책임 대상”이라면서 “그간 누적된 문제를 특정 은행만 한정할 것이 아니라 모두가 반성적으로 고찰하고 고질적인 문제점에 대해 개선방향을 모색하자”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난해 검사에서 나타난 회사별 취약점에 대해서는 향후 재점검 등을 통해 개선실태를 면밀히 확인하겠다. 법규위반 사항은 그 책임에 맞게 엄중 제재하는 등 후속처리에도 만전을 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