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인증’ 내세운 스마트 라이다 로봇청소기, 잦은 고장에 환불·반품 안 돼 부글부글

광고한 기능 없고 '7일 내 전액 환불'도 거짓

2025-02-09     이정민 기자
#1 경남 거제에 사는 장 모(여)씨는 유튜브 광고를 통해 ‘스마트 라이다 로봇 청소기’를 4만9900원에 구매했지만 받아보니 광고된 것과는 아예 다른 허술한 제품이었다. 고객센터 채팅 상담을 통해 반품 및 환불을 요구했지만 반품비 3000원~5000원을 부담하거나 반품 없이 구매가의 50%만 환불해 주겠다는 답뿐이었다. 장 씨는 “배송 받은 상품이 광고와 너무 달라 환불을 요구했지만 아직까지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2 인천 서구에 사는 김 모(남)씨는 유튜브 영상 광고를 통해 ‘스마트 라이다 로봇 청소기’를 구매했다. 주문 후 일주일 가량 지나 제품을 받아보니 광고와는 다른 손바닥 만한 청소기가 배송됐다. 최 씨는 “제품을 받아보고 손바닥 만한 장난감 수준의 청소기가 와서 어이 없었다”며 “현재도 정가 수십만 원 제품을 한정 할인 판매하고 있는 것처럼 광고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3 경기도 시흥에 사는 최 모(여)씨는 게임을 하던 중 배너 광고를 보고 49만9000원 짜리 로봇청소기를 90% 할인된 4만9900원에 판매한다는 광고를 보고 구매했다. 하지만 실제 받아보니 광고와 전혀 다른 저질 제품이었다고 호소했다. 광고에서는 물걸레 청소, 자동 세척 기능 등이 포함된 고성능 제품처럼 소개됐지만 배송된 제품에는 센서나 보관통조차 없었다고. 최 씨는 “환불을 요청하자 업체 측은 해외배송비 3만 원을 차감하고 환불해 주겠다고 답했다”며 “채팅 상담을 시도했지만 형식적인 응답만 반복될 뿐 실질적인 대응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4 포항에 사는 신 모(여)씨는 유튜브를 보던 중 로봇청소기 광고를 보고 가격이 4만9900원으로 저렴해 지인들에게도 나눠주려고 세 개를 구매했다. 하지만 받고 보니 청소기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제품이었다. 판매업체에 채팅 메시지로 반품을 요구하니 “반품 절차가 복잡하다. 2만 원을 환불해 줄 테니 그냥 쓰는 게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해왔다. 신 씨는 “쓸모 없는 제품이라 싫다고 하니 3만 원까지 환불해 주겠다더니 이젠 아예 답이 없다”고 기막혀했다.

온라인몰에서 4만99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는 ‘스마트 라이다 로봇 청소기’를 주문한 소비자들이 실제 청소 성능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는 저질 제품을 사기 판매한 것 아니냐는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9일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약 40여 일간 ‘스마트 라이다 로봇 청소기’ 관련 소비자 민원이 60건 이상 쏟아졌다.

해당 업체는 유튜브·페이스북·틱톡은 물론 게임 광고배너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판매 이미지와 URL을 노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가 49만9000원 제품을 4만9900원으로 대폭 할인한다는 광고로 소비자들을 유인했다.

현재 해당 제품 판매 사이트에는 ‘독일 인증 획득’, ‘독점 특허’ 등 문구를 기재해 믿고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인 양 광고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인터넷 쇼핑몰 광고에서 기재한 것과 달리 청소기 성능을 기대할 수 없는 제품이라며 사기 행위와 다를 바 없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아예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흡입력이 매우 약하고 낮은 문턱도 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청소기 지름도 16cm로 한 손에 잡힐 듯한 크기다 보니 소비자들은 주로 ‘장난감 같다’고 표현했다.

소비자들이 반품을 요구하면 업체 측은 “절차가 복잡하니 2만 원을 환불 받고 반품을 보내지 않아도 된다”는 식으로 회유해 더욱 원성을 샀다. 
 
▲스마트 라이다 로봇청소기 판매사이트 캡처 이미지

지난해 12월 틱톡을 통해 광고한 해외 온라인몰에서 노스페이스 제품인양 오인케해 ‘다스페이스(THE DARTH FACE)’ 제품을 판매했던 것과 유사한 수법이다. (이전 기사: [단독] '노스페이스'로 광고하고 '다스페이스' 보내...틱톡서 유사 로고·브랜드 사칭한 기만 상술 기승)

사이트에 안내된 대표번호는 국내가 아닌 일본(+081) 국제전화번호였으며 고객문의센터 메뉴에 접속하면 메일 주소만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메일로 문의를 남겨도 답하지 않았다.

민원을 살펴보면 제품을 배송 받은 소비자들이 판매 업체에 주문 취소 및 환불을 요구해도 형식적인 답변만 반복하다가 이후에는 답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서 받았다는 인증마크를 기재하고 있으나 진위는 알 수 없다

기자도 소비자 민원 관련 청약철회 계획, 제품 판매 이미지 및 내용 수정 계획 등에 대해 입장을 문의했으나 업체 측은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판매 사이트에서 운영 중인 채팅 상담에도 동일한 질문을 남겼지만 ‘이해하지 못했다’는 답뿐이었다.

인터넷상에서 ‘스마트 라이다 로봇 청소기’ 검색 시 여전히 활발하게 판매가 이뤄지고 있어 피해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해당 제품은 국내 오픈마켓에서도 1만 원대~4만 원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으나 소비자 민원은 대개 유튜브, 틱톡 등에 뜬 광고를 통해 해당 판매 사이트로 직접 접속해 구매한 경우였다. 국내 오픈마켓 입점 판매자들의 경우 ‘미니 청소기’라는 표현을 사용하거나 비교적 반품이 원활히 이뤄지면서 이같은 불만이 두드러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소비자원에도 해당 로봇청소기 관련 민원이 다수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크기 및 부품 등 판매 이미지와 상이한 제품 배송 ▲환불 방어 관련 불만이 주를 이뤘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 “처음 접하는 해외쇼핑몰이라면 국제거래 소비자포털이나 인터넷 검색 등으로 피해 사례가 있는지 확인하고 구매 결정‧결제는 신중하게 해야 한다”며 “시장 가격보다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경우 사기성 판매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