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 원 명품 패딩 충전재는 값싼 덕다운...국내 아웃도어는 구스다운

솜털 비율, 원산지도 차이 없어

2025-02-12     이정민 기자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해외 프리미엄 패딩 브랜드는 충전재로 오리털을 주로 사용했고,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는 거위털을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리털은 가격이 거위털의 절반 수준이다. 

보온성을 결정하는 충전재의 솜털과 깃털 비율도 프리미엄 패딩과 일반 아웃도어 브랜드 제품의 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오리털을 사용하면서도 프리미엄 브랜드 제품들은 ‘명품 패딩’으로 불리며 평균 200만 원에 이르는 비싼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 제품은 평균 가격 60만 원으로 프리미엄 브랜드 대비 3분의 1 이상 저렴하지만 보온성과 단가가 높은 거위털을 사용해 대조를 이뤘다.
 
12일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 7개와 아웃도어 브랜드 8개 등 총 15개 브랜드 대표 패딩 제품의 충전재를 조사한 결과 프리미엄 브랜드 대부분 오리털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반해 아웃도어 브랜드 제품들은 모두 거위털을 사용했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가격이 각각 300만 원과 140만 원에 육박하는 몽클레르와 에르노만 충전재가 거위털이었다. 캐나다구스, 파라점퍼스, 노비스, 무스너클, 스톤아일랜드 대표 패딩 제품은 오리털을 충전재로 썼다.

특히 캐나다구스의 경우 브랜드 이름에 ‘구스(거위)’라는 단어가 포함돼 있어 소비자들은 모든 패딩 제품이 거위털로 만들어졌다고 인식하나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익스페디션 파카(Expedition Parka)’ 등 제품 상당수가 오리털로 만들어졌다. 충전재의 솜털과 깃털 비율은 각각 80%대 20%였다.

명품 패딩 가운데 수요가 높은 파라점퍼스의 ‘코디악(KODIAK)’ 모델도 오리털 제품이었다.

이에 반해 노스페이스, 디스커버리, K2, 코오롱스포츠, 네파, 블랙야크, 컬럼비아,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국내 8개 아웃도어 브랜드 대표 제품은 모두 충전재로 거위털을 사용했다. 제품 가격이 최소 36만 원에서 최대 110만 원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거위털이 오리털보다 품질이 더 뛰어난 것으로 평가돼 가격도 1.5~2배 가량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거위가 오리보다 덩치가 크고 솜털이 촘촘하게 나 있어 더 많은 공기층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기층이 많을수록 단열 효과가 커지기 때문에 보온성이 우수하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덕다운에 비해 구스다운 가격이 약 두 배 가까이 높다”고 설명했다.

보온성에 영향을 미치는 솜털과 깃털 비율 기준으로도 프리미엄 브랜드가 아웃도어에 비해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솜털 비율이 높을수록 보온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솜털은 부드러운 공 모양을 하고 있어 공기층을 형성하며 보온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 반면 깃털은 패딩의 형태를 잡아주지만 보온성은 솜털보다 낮다.

프리미엄 브랜드 중 몽클레르, 파라점퍼스, 에르노 제품은 솜털과 깃털을 90%대 10%로 섞어서 사용했다. 캐나다구스와 노비스, 무스너클, 스톤아일랜드는 오리털을 사용하는 데다 깃털 비율도 20%였다.

아웃도어 브랜드의 경우 코오롱스포츠와 K2, 컬럼비아는 솜털 비중이 90%였고 노스페이스, 디스커버리, 네파, 블랙야크,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솜털을 80% 사용해 프리미엄 브랜드와 비교해 솜털 비중이 크게 차이나지 않았다.

다만 충전재 원산지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충전재 원산지도 보온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여겨진다. 캐나다, 헝가리, 프랑스, 폴란드 등 북반구 지역이나 추운 나라에서 생산된 오리털과 거위털은 중국이나 남반구 지역에서 생산된 충전재 대비 품질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디스커버리, 코오롱스포츠, 내셔널지오그래픽, K2, 블랙야크, 네파는 헝가리산이나 유러피안 구스를 사용하고 있었고 캐나다구스, 노비스, 무스너클, 스톤아일랜드 등은 캐나다산 오리털을 사용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