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성장 전략⑩] JW중외제약, 탈모·통풍 등 신약개발 올인...연구개발에 매출 10%이상 퍼부어
국내 제약 산업을 거론할 때면 항상 ‘내수용’ 꼬리표가 달렸다. 그러나 최근들어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진 연구개발(R&D)에서 굵직한 신약 성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제약사의 성장 전략도 글로벌 도약을 목표로 한 신약 개발에 집중되고 있다. 제약을 넘어선 사업 다각화 움직임도 나온다. 제약 CEO들도 신년사를 통해 혁신을 통한 신성장동력 마련을 주문했다. 경제적 불확실성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도약을 노리고 있는 K-제약의 성장 전략을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JW중외제약이 탈모, 통풍 등 혁신신약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에 따른 재정적 부담은 기술도입을 통해 유망 치료제를 확보한 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과정을 직접 진행해 생산하면서 높은 수익성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1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JW중외제약의 지난해 매출은 7194억 원으로 전년 대비 3.9% 줄었다. 영업이익은 825억 원으로 17.5% 감소했다. 의료대란에 따른 영향이 실적 감소 요인으로 지목됐다.
그럼에도 연구개발비 투자 비중은 확대하는 추세다. 2021년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 7.1%에서 2023년 10.1%로 두 자릿수를 넘어섰고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11.2%를 기록했다.
현재 JW중외제약은 탈모 치료제 JW0061, 통풍치료제 에파미뉴라드 등 오랜 기간 연구과정을 거치고 있다. 허가를 위한 CMC(공정개발, 품질관리 등 제조 총괄) 연구에만 JW0061은 15년, 에파미뉴라드는 5년 이상 진행하고 있다.
탈모 치료제의 경우 전임상 과정에서 기존 치료제 대비 모발 성장을 촉진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남성형 탈모뿐만 아니라 여성ㆍ노인형 탈모에도 효과를 보이는 등 기존 치료제 한계점을 개선한 신약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통풍 치료제는 배출저하형 치료제가 갖고 있는 신장 또는 간 독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는 기존 R&D 플랫폼을 통합하고 AI기술을 적용한 ‘제이웨이브(JWave)’를 가동했다.
타깃 질환을 설정하고 임상시험을 거치는 과정까지 걸리는 약 15년의 시간을 7~9년으로 단축하는 것이 목표다. 회사 측은 “타당성 연구, 리드 화합물 도출부터 임상 연구 신청까지 3.5년 이내 완료하기 위해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기존 R&D 플랫폼 대비 25~50% 이상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제약사에서 매출 대비 두 자릿수 이상을 연구개발비에 투자하면서, 동시에 영업이익률을 10% 이상 유지하는 경우는 드물다. JW중외제약을 제외하면 한미약품이나 대웅제약 정도다.
JW중외제약은 그간 성장 전략으로 해외에서 임상 중인 신약 후보물질을 국내 도입해 허가 과정을 진행하는 ‘라이선스 인(기술도입)’ 전략을 적극 추진해 왔다. 수액을 제외한 매출 상위 품목인 고지혈증 치료제 리바로, A형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악템라’ 등이 라이선스 인 전략을 통해서 육성된 품목이다.
특히 리바로는 리바로브이, 리바로젯 등 복합제를 출시해 제품군을 늘려 경쟁력을 키웠다. 2021년 916억 원이던 원외처방액은 2021년 리바로젯을 출시한 이후 2022년 1254억 원을, 지난해에는 1957억 원으로 지속 증가했다. 올해 출시를 목표로 추가 복합제 개발 임상도 진행 중이다.
수익성이 높아지면서 재무건전성도 개선됐다. 부채비율은 2021년 235.8%에서 지난해 3분기 109.7%까지 지속 하락했다. 같은 기간 부채총계는 4445억 원에서 3331억 원까지 줄었다.
오는 6월엔 일본 킷세이제약으로부터 라이선스 인 계약을 체결한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 혁신신약 ‘타발리스정’을 출시할 계획이다. 자궁근종 치료제 ‘린자골릭스’ 또한 허가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라이선스 인 전략의 경우 상업화까지 시간과 비용이 많이 투자된다는 리스크가 있지만 외형 성장과 수익성 증대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적과 무관하게 연구개발비 투자 규모는 이어오고 있다. 신규 후보물질 발굴 및 임상 진입으로 향후 투자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