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순이익 86% 급증…한투증권 1.1조 '톱', 삼성·미래에셋 뒤이어

2025-02-13     이철호 기자
지난해 국내 대형 증권사 순이익이 해외주식 관련 수익 확대, PF 충당금 부담 완화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8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대표 김성환)이 순이익 1조 원을 넘기며 1위를 달성했고 삼성증권(대표 박종문), 미래에셋증권(대표 김미섭·허선호), 키움증권(대표 엄주성)도 8000억 원 이상 순이익을 기록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국내 10대 증권사의 지난해 잠정 순이익은 연결기준 총 6조3129억 원으로 전년 대비 86% 증가했다.
 

대형사 중 1위는 한국투자증권으로 전년 대비 86.5% 증가한 1조1123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브로커리지·IB(기업금융)·운용 부문에서 수익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증권이 전년보다 64.2% 증가한 8990억 원으로 2위에 올랐으며 3위 미래에셋증권도 8937억 원으로 168% 늘었다. 키움증권 역시 전년 대비 89.4% 증가한 8349억 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10대 증권사 중에서는 대신증권만이 전년 대비 1.5% 감소한 1338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대형사 중 유일하게 실적이 정체됐다. 운용손익 감소, 판관비 증가로 인해 영업이익이 줄었다는 것이 대신증권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대형 증권사들은 국내 증시 부진 속에서도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 확대를 통해 브로커리지 부문 실적 증대에 성공했다. 미국 등 해외주식 투자자들이 늘면서 브로커리지 고객 규모가 큰 대형사들이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 확보에 성공한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의 지난해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은 283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4.1% 증가했으며 키움증권도 95.7% 증가한 2088억 원에 달했다. NH투자증권(대표 윤병운) 역시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이 전년보다 63.9% 증가한 1216억 원이었다.

2023년까지의 대규모 충당금 적립 이후 지난해는 충당금을 비롯한 대손비용 부담이 줄어든 것도 전년 대비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

KB증권(대표 김성현·이홍구)은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이 2023년 1441억 원에서 지난해 670억 원으로 53.5% 감소했다. 하나증권(대표 강성묵) 역시 충당금 등 적립액 규모가 2023년 2126억 원에서 지난해 871억 원으로 59% 줄었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 투자하는 고객들이 늘면서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해외주식 관련 수수료 수익이 대폭 증가했고 2023년에 비해 충당금 부담도 완화됐다"며 "특히 리테일 부문이 강한 증권사가 지난해 호실적을 거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