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모임통장' 따라잡자...신한-적금통장 기능, 국민-파킹통장, 농협-정기예금 전환 강점 내세워
2025-02-17 박인철 기자
지난해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기존 계좌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모임통장 서비스를 시작했고 최근에는 신한은행이 계좌 없이 만들 수 있는 모임통장을 선보이면서 경쟁에 합류했다.
모임통장이란 하나의 통장에 여러 사람이 함께 회비를 내고 모임을 위한 지출을 하는 통장을 의미한다.
모임통장 선두주자는 카카오뱅크다. 지난 2018년 모임통장을 선보인 뒤 현재 고객 수 1130만 명, 잔액은 8조4000억 원에 이를 만큼 압도적인 규모다.
특히 카카오뱅크 모임통장은 메신저 카카오톡과 연계돼 가입과 초대가 쉽고 계좌가 없어도 잔액 확인, 입출금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등 접근성과 편의성이 뛰어나다.
이에 맞서 신한은행은 이미 확보된 고객층을 흡수하기 위해 카카오뱅크 못지 않은 서비스를 탑재했다.
최근 'SOL 모임통장'을 선보인 신한은행은 모임원들이 계좌 개설이나 모바일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모임 참여가 가능하다. 모임장만 이체 정보를 세팅하면 모임원은 ‘SOL뱅크’나 ‘카카오페이’에서 이체만 하면 돼 접근성이 용이하다. 모임통장 상품 중 최초로 적금통장 기능을 갖춘 점도 특징이다.
지난 2011년 모임통장과 비슷한 서비스를 출시했지만 흥행하지 못한 채 시장에서 물러난 신한은행은 이번 서비스 리뉴얼을 통해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KB국민은행 ‘KB국민총무서비스’는 파킹통장 기능 탑재가 가장 큰 특징이다. 모임통장 서비스에 가입한 고객이 여유자금을 보관할 수 있는데 최고금리는 연 2%다.
모임 통장 운영을 위해선 전용 통장 신규 개설이 필수인데 ‘KB국민총무서비스’는 기존에 쓰던 통장을 그대로 쓸 수 있어 편리하다. 모임 회비 현황을 시각해 보여주는 '월별리포트', 납부자와 미납자를 확인할 수 있는 '정기회비 현황카드' 등의 기능도 눈길을 끈다.
하나은행도 기존 통장에 모임 기능을 연결해 모임통장으로 쓸 수 있다. 미납자에겐 자동 통보해주는 기능이 있고 총무가 모임원 중 한 명에게 총무변경을 요청하면 모임원의 동의를 거쳐 새로운 총무를 뽑을 수 있다.
농협은행은 ‘올원뱅크’ 앱과 연계한 ‘NH모여라통장’을 운영 중이다. 회비가 100만 원 이상 쌓이면 정기예금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이 타행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기간은 6개월로 1명 당 4개 계좌까지 개설 가능하다. 다만 금리는 별도 우대금리 없이 0.1%로 가장 낮다.
다만 대형 시중은행 모임통장은 카카오뱅크가 가진 접근성을 넘을 만한 장점을 찾기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실제로 신한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 모임통장은 모임 구성원 전부가 해당 은행 고객이어야만 이용할 수 있다.
대형 시중은행 관계자는 “모임통장은 신규 고객 진입장벽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면서 "인터넷은행들이 선점하고 있는 시장에서 어떤 혜택으로 메리트를 높일 수 있을지 시중은행들이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