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 매출 두자릿 수 급증했지만 티메프 악재 수익성 '뚝'...하나투어‧롯데관광만 500억대 흑자
2025-02-17 이설희 기자
1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나투어 ▲롯데관광개발 ▲모두투어 ▲노랑풍선 ▲참좋은여행 등 상장 여행사 모두 지난해 매출이 크게 올랐다. 하나투어는 코로나19 사태 직전 매출을 뛰어넘었다. 롯데관광개발과 참좋은여행, 노랑풍선은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모두투어도 5년 만에 연간 매출액 2000억 원 돌파에 성공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하나투어와 롯데관광개발을 제외한 세 곳 모두 크게 떨어졌다. 특히 노랑풍선은 유일하게 적자전환이라는 고배를 마셔야 했다.
지난해 발생한 티메프 미정산 사태가 영향을 미쳤다. 모두투어, 노랑풍선, 참좋은여행 모두 티메프로부터 돌려받지 못한 미수금 전액을 대손 처리한 영향을 받았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매출 6166억 원, 영업이익 509억 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49.8%, 영업이익도 49.7% 증가했다. 코로나19 리오프닝 특수를 맞아 여행 송출 214만9853만 명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했다.
티메프 미정산 사태에서도 내실과 외형 성장 두루 챙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프리미엄 패키지와 온라인 판매량이 급증해 실적 성장에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하나투어의 중고가 패키지 상품인 ‘하나팩 2.0’은 패키지 이용객 비중의 29%에 달한다. 온라인 판매 비중도 47%로 오프라인과 균형을 이루고 있다.
올해는 ‘글로벌 바운드’ 전략으로 2년 연속 실적 성장을 노린다. 아웃바운드에 주력하는 기존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글로벌 비즈니스를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롯데관광개발도 호성적을 얻었다. 지난해 연간 매출 4817억 원, 영업이익 500억 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처음으로 흑자전환했다.
롯데관광개발은 여행부문보다 카지노와 호텔부문의 규모가 크기 때문에 티메프 미정산 사태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다는 평가다. 기존 중화권 고객과 함께 제주~도쿄 노선 재개로 일본 VIP 고객이 크게 늘어 매출이 급증했다.
올해는 프리미엄 브랜드 ‘하이앤드’를 통해 객단가를 높일 예정이다. 지난해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었고 올해도 상품 라인업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모두투어는 매출 2516억 원, 영업이익 49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40.9%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57.8% 감소했다. 연간 매출액이 5년 만에 2000억 원을 돌파했다.
모두투어 측은 “티메프 사태의 미수금 전액을 대손 처리한 여파를 받았다. 지난해 2분기 별도 기준 47억 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모두투어는 올해 프리미엄 패키지 ‘모두시그니처’ 라인업을 확대하고 판매 비중을 전체 35%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조직 개편을 통해 특수상품사업부를 신설하기도 했다.
노랑풍선은 창사 23년 만에 처음으로 연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하면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해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전세기 등 항공 직접판매가 증가하면서 항공권 매출 인식액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티메프 미정산 사태로 인한 대손상각비 등 일회성 비용이 증가하면서 판매관리비가 크게 늘었다.
노랑풍선은 여행업계 2위인 모두투어를 바짝 뒤쫓으면서 외형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는 상품 다변화 및 차별화 전략으로 매출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젊은층 고객에 맞는 특화 상품이나 6070세대를 겨냥한 프리미엄 라인업을 확장해 나간다.
참좋은여행도 지난해 매출 810억 원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대를 달성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7.2% 감소했다.
최대 매출을 달성한 것은 하드블록(미리 사둔 항공권) 판매 실적이 긍정적으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영업이익 감소는 티메프 미정산 여파가 컸다. 참좋은여행 측은 “티메프 미정산 사태 피해금액은 20억 원 중반대에 이른다”고 전했다.
올해는 수익성 확보를 위해 판매 채널 확장에 집중할 예정이다. 기업 폐쇄형 복지몰을 비롯한 법인 상용 수요와 참좋은여행 VIP 전용 상품의 라인업을 확대해 나간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