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 영종도 자체사업 손댔다가 1000억 대 영업손실…원가율까지 치솟아 실적 빨간불
2025-02-18 이설희 기자
18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지난해 매출 1조6883억 원, 영업손실 967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1.1%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됐다.
지난해 동부건설이 적자전환된 가장 큰 이유는 자체사업으로 진행되던 영종도 하늘도시 주상복합 사업 중단 때문이다. 지난해 7월 사업을 포기하면서 토지 계약금 등을 포함해 416억 원의 손실액이 일시적으로 반영됐다.
올해 동부건설은 교통, 항만 분야 등 수익성이 높은 공공공사를 선별 수주하면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기술형 입찰 분야에도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동부건설은 지난 2021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 부터 인천 영종도 있는 RX3 부지를 3025억 원에 낙찰받았다. 당시 동부건설은 해당 부지에 지하 2층~지상 최고 49층, 1296세대를 조성하는 사업을 구상했다.
하지만 건설‧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인천 지역의 미분양률이 높아지자 동부건설은 4년 동안 착공에 들어가지 못하다가 결국 사업 자체를 포기했다. 계약금으로 지불했던 300억 원 등 초기 사업비를 포함한 자금도 잃을 수밖에 없었다.
이 사업은 동부건설이 오랜만에 맡은 자체사업이었다. 자체사업은 건설사가 부지 선정부터 개발, 건설, 분양까지 담당한다. 위험 부담도 크지만 분양으로 수익을 얻기 시작하면 큰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인천의 신축 아파트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면서 지역 전체 미분양률이 높아지자 동부건설은 사업을 통한 이익보다 미분양 리스크가 더 크다는 판단하에 사업을 포기했다.
동부건설은 “영종도 사업 포기를 통해 최대 1조 원까지 커질 수 있던 사업비 리스크를 조기 축소했다”며 “일회성 손실액이 한 번에 반영됐기 때문에 적자전환이 됐지만 일시적인 효과일 뿐이다”고 설명했다.
동부건설은 높은 원가율에도 발목이 잡혔다. 지난해 2분기 기준 동부건설의 원가율은 101.6%까지 급증했다. 공사를 하면 할수록 손해였다는 의미다. 3분기에는 98%까지 가까스로 줄이긴 했으나 여전히 부담이 큰 상황이다.
지난해 4분기 기준 부채비율도 256%를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45%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동부건설은 경쟁력을 자랑하는 기술형 입찰 등 공공공사 분야에서 안정적인 실적을 견인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술형 입찰은 건축 설계사가 없는 공공공사 특성상 건설사가 설계와 시공을 모두 맡는 방식이다.
동부건설은 공공공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실적, 기술인력, 신인도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또 발주 전 사전 답사와 지역 특성 파악, 철저한 원가 검토 등의 전략을 세우고 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플랜트 등 신사업에 대한 경쟁력 강화에 더욱 주력할 방침”이라며 “원가혁신을 통한 수익성 강화를 올해 최우선 과제로 삼아 실적 개선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