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재개 앞두고 기대와 우려 교차…이복현 "불법 공매도 99% 차단 가능"

2025-02-20     이철호 기자
2023년 11월 이후 국내 주식시장에서 중단된 공매도가 오는 3월 말 재개를 앞둔 가운데 불법 공매도 차단 방안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무차입 공매도 방지를 위해 개발한 공매도 중앙점검시스템(NSDS)을 통해 대부분의 불법 공매도를 차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넥스트레이드와 공동으로 '증시 인프라 개선을 위한 열린 토론'을 열고 공매도 전산화, 대체거래소(ATS) 출범 등에 대한 의견을 경청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불법 공매도를 막기 위한 공매도 잔고관리 시스템에 대한 설명이 진행됐다.

장철근 KB증권 컴플라이언스본부장은 "잔고관리 시스템을 통해 독립거래단위와 관련한 등록, 승인, 담당직원, 운용상품을 통합 관리한다"며 "종목별 실시간 잔고 산출을 통해 매도주문 수량 대비 매도가능수량이 부족하다면 해당 주문을 사전에 차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증권사는 매 영업일 종목별 잔고정보를 거래일 이후 2일까지 NSDS에 보고하며 거래소는 불법 공매도, 보고누락 등을 적출해 공매도 법인에 통보하게 된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증시 인프라 개선을 위한 열린 토론'을 개최했다.

당국과 유관기관은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불법 공매도를 사실상 완전히 차단해 오는 3월 말 공매도를 재개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은 3월 중 공매도 적발 시스템이 적절히 마련됐는지, 이에 따라 공매도를 재개할 수 있는 상황인지를 파악해 금융위원회에 보고할 계획이다.

이 원장은 토론 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현재 NSDS 시스템을 통해 앞서 공매도 중단의 시발점이 됐던 기존 유형의 무차입 공매도는 99% 적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퇴출 제도가 미비한 상태에서 상대적인 비우량 기업들에 대한 공매도 재개가 부담스럽다는 의견에 고려는 하고 있으나 변동성을 줄이고 한국 시장이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며 "개인적으로는 다양한 종목에 대한 공매도 재개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날 소개된 불법 공매도 적발 시스템에 대한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강형구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는 "관료주의가 아닌 기술혁신을 통한 규제 방식을 채택한 것이 대단히 바람직하다"며 "이해관계자 합의를 통한 해결로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 발전의 계기가 됐다"고 평했다.

윤선중 동국대 경영대학 교수 역시 "공매도 실시간 감시시스템 구축이 어렵고 가능하다 해도 오랜 시간이 걸릴 거라 생각했는데 시장 감시 시스템이 잘 구축된 것 같다"며 "현재 법 테두리 안에서 더 좋은 안을 마련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일부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NSDS 도입 후에도 여전히 불법 공매도가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대규모 공매도 거래 의사를 밝히지 않은 법인이 공매도 후 당일 상환하면 적발이 불가능하다"며 "당초 약속한 실시간 모니터링에서 2거래일 후 모니터링으로 후퇴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토론 후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위법 우려가 있는 거래가 발생한다 해도 거래가 증권사 컴플라이언스팀을 거쳐 진행되기 때문에 통제가 가능하며 거래소에서 전체 공매도 관련 데이터를 비교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실시간 차단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차단을) 실시간으로 진행할 경우 전산 부담이 크고 유동성 축소도 우려돼 이러한 방식으로 시스템을 갖춘 것을 이해해달라"며 "전산 시스템 관련 정비를 최대한 열심히 진행햘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