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배당 확대하고 절차도 개선...주주환원율 30% 목표 잰걸음

2025-02-21     정현철 기자
유한양행이 배당절차를 개선하기 위해 정관을 변경하고, 당기순익 감소에도 배당 규모를 확대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장기 목표인 2027년 평균 주주환원율 30% 이상을 달성하기 위해서다. 

2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오는 3월 20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배당절차를 개선하기 위해 표준정관을 준용한 정관변경 안건을 논의한다.

현재 정관 제45조(이익배당)에 따르면 배당은 매 결산기말 주주명부에 기재된 주주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돼 있다. 유한양행은 이를 이사회 결의를 통해 배당 받을 주주를 확정하기 위한 기준일을 정하고, 기준일 2주 전 공고하는 것으로 바꿀 예정이다. 2023년 금융위원회, 법무부 등 관계기관이 배당 규모를 모른 채 투자하는 ‘깜깜이 배당’을 막기 위해 개정한 내용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번 정관 변경은 유한양행의 주주가치 제고 정책의 일환이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10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고 주주가치 제고 목표로 2027년까지 평균 주주환원율 30% 이상을 제시했다.

주주환원율은 기업이 한 해 벌어들인 순이익 중에서 주주에게 얼마나 많이 환원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당기순이익 대비 현금 배당액과 자사주 매입액 합산 비율을 의미한다.
유한양행은 2027년까지 주당배당금을 2023년 결산배당(450원) 대비 30% 이상 증액한 585원을 목표로 단계적 상향하겠다는 입장이다.

유한양행은 이미 지난해 배당성향을 극적으로 올렸다. 당기순이익은 552억 원으로 58.9% 감소했지만 주당 배당금은 500원으로 전년 대비 50원 인상했다. 배당총액은 375억 원으로 16.8% 증가했다. 이로써 배당성향은 67.9%로 44%포인트 상승했다.

유한양행의 작년 순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은  유·무형자산 손상차손이 334억 원, 관계기업투자주식 평가손실이 143억 원 늘어난 영향이다.

올해 배당 총액은  대상 주식 7494만2275주와 주당배당금 585원을 대입하면 약 438억 원으로 추산된다.

증권가에서 전망하는 유한양행의 올해와 내년도 당기순이익 전망은 각 1414억 원, 2038억 원이다.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의 미국 처방 확대와 글로벌 허가에 따른 마일스톤 유입 등이 요인으로 꼽힌다.

3개년(2024~2026년) 당기순이익 총합 예상치 4004억 원을 기준으로 평균 주주환원율 30%를 달성을 위해선 1200억 원 이상 배당 및 자사주 매입이 필요하다.

현재 배당이 확정된 375억 원을 제외하면 남은 목표액은 825억 원으로 연간 413억 원 정도다.

유한양행은 배당 외에도 2027년까지 보유 또는 매입 자사주의 1%를 소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보유 자사주는 644만7729주(7.9%)다.

유한양행은 신한은행, KDB산업은행과 각 1450억 원, 250억 원 규모로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맺고 있다. 신한은행과는 50억~200억 원 규모로 10건의 계약을 맺고 있다. 만기일은 오는 7월 31일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 소각 관련해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공개하기 어렵다. 적절한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