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전산운용비 갈수록 눈덩이...키움·삼성증권 1000억 원 이상 집행
2025-02-25 이은서 기자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자기자본 기준 20대 증권사의 전산운용비는 전년 대비 13.2% 증가한 7614억 원으로 나타났다.
전산운용비는 HTS·MTS 등 온라인 서비스 운영을 위한 전산시스템 관리 및 유지 보수, 신규 서비스 개발 등에 사용되는 비용이다. 외부 전문 업체에 전산 업무를 위탁할 경우 인건비도 이 비용에 포함된다.
전산운용비가 가장 많은 증권사는 키움증권(대표 엄주성)이다. 키움증권의 전산운용비는 전년 동기 대비 148억 원(15.6%) 증가한 1097억 원을 기록하며 가장 많이 늘렸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서버 유지 관리 등 시스템 개선에 신경을 기울이면서 전년보다 비용이 증가했다. 또 외주 업체에 전산 관리를 맡길 경우 인건비가 전산운용비로 책정되는데 전산시스템 관련 인력도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증권(대표 박종문) 역시 같은 기간 95억 원(9.9%) 늘어난 1055억 원으로 키움증권과 함께 1000억 원을 넘겼다.
삼성증권 관계자도 “매년 MTS, HTS를 이용하는 개인투자자가 증가하면서 삼성증권도 온라인 시스템 개선에 매년 신경 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형 증권사 중에서는 미래에셋증권(12.1%), KB증권(12.9%), 신한투자증권(22%) 등이 상대적으로 전산운용비에 많은 비용을 투자한 반면 한국투자증권(대표 김성환)은 전년 대비 4.1% 증가하는데 머물렀다.
10대 증권사 이하 중소형 증권사 중에서는 DB금융투자(대표 곽봉석)의 전산운용비가 262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한화투자증권(대표 한두희), 유안타증권(대표 뤄즈펑)도 200억 원대를 넘기며 상위권에 속했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굵직한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았어도 물가가 오르면서 유지보수비가 더 증가한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과거 공모주 청약 당시 특정 시간대에 투자자가 몰리는 현상으로 접속장애가 발생한 사례가 있었고 지난해 해외주식 투자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서버 증설과 인프라 확대를 위한 투자가 이어지면서 전산운용비가 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 증권사의 MTS, HTS 전산장애 사고는 해매다 증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증권사 전산장애 신고건수는 2020년 49건, 2021년 60건, 2022년 66건에서 2023년 80건까지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81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가장 많이 접수된 투자자 민원으로는 8월 발생한 미국 대체거래소(ATS) 블루오션의 거래체결시스템 셧다운에 따른 국내 증권사들의 주간거래(데이마켓) 주문 일괄 취소 사태가 있다. 당시 거래 취소액은 6300억 원에 달했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에 특히 중소형사들이 공모주 청약을 하는 과정에서 종종 전산 장애가 발생했었다. 전산시스템 유지 관리비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중소형사들에겐 이 비용이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