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거래소 출범 앞두고 국내 주식 수수료 인하 경쟁...미래에셋 이어 하나·신한·키움도 '검토 중'

2025-02-26     이철호 기자
넥스트레이드 대체거래소(ATS) 출범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증권업계가 국내주식 매매 수수료율 조정에 나서며 수수료 무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증권(대표 김미섭·허선호)이 국내주식 매매 수수료율 인하를 단행한 가운데 한국투자증권(대표 김성환)은 수수료 체계 개편을 통해 소액 구간 수수료율을 낮췄다. 경쟁 증권사들 역시 수수료율 개편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1일 넥스트레이드가 오픈하는 3월 4일부터 국내주식 매매수수료를 인하한다고 공지했다.
 
▲ 미래에셋증권 주식거래수수료율 개편 공지

이에 따라 온라인 기준 영업점관리계좌, 스마트영업점 비대면계좌 국내주식 매매수수료는 0.14%에서 0.136%, 다이렉트계좌도 0.014%에서 0.01%로 0.004%p 인하했다. 증권통, 카카오증권 등의 기타 모바일 투자 앱에서의 국내주식 매매수수료도 동일하게 0.004%p 내렸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0일 3월 4일부터 금액 구간별로 달랐던 영업점 계좌 국내주식 매매 수수료를 온라인 기준 한국거래소 0.147%, 넥스트레이드 0.146%로 조정했다. 

온라인 기준 300만 원 이하의 구간에서 수수료가 이전보다 저렴해지는 반면 300만 원 이상에서는 비싸진다. 소액 투자자의 경우 대부분의 상황에서 이전보다 수수료가 저렴해진다는 것이 한국투자증권 측의 설명이다.

미래에셋증권의 국내주식 매매수수료 일괄 인하 이후 경쟁 증권사도 대응을 고민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대표 강성묵), 신한투자증권(대표 이선훈), 키움증권(대표 엄주성) 역시 국내주식 수수료 조정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NH투자증권(대표 윤병운)과 삼성증권(대표 박종문)은 수수료율 인하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증권사들이 국내주식 수수료를 인하. 조정에 나서는 것은 국내 주식시장이 한국거래소·넥스트레이드의 복수 거래체제로 바뀌는 점이 최대 이유로 꼽힌다.

넥스트레이드의 메이커 주문(신규 물량 체결 주문) 수수료는 0.134bp로 한국거래소보다 40% 낮다. 테이커 주문(기존 물량 체결 주문)도 한국거래소보다 20% 낮은 0.182bp다. 넥스트레이드는 거래시장 간 수수료 경쟁으로 국내 투자자의 거래비용이 낮춰지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대체거래소 출범으로 국내주식 유관기관 수수료가 이원화됨에 따라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간의 수수료 차이를 감안해 고객 수수료를 낮춘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메리츠증권(대표 장원재·김종민)의 수수료 무료 프로모션에 대응하기 위함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11월부터 내년 말까지 비대면 전용 투자계좌 'Super365' 고객을 대상으로 국내·해외주식 거래수수료 전면 무료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벤트 실시 후 Super365 예탁자산 규모는 5조 원을 돌파했고 고객 수도 10만 명을 넘어섰다. 이러한 프로모션을 통해 메리츠증권이 리테일 고객을 끌어모으자 다른 증권사도 수수료 인하를 통해 대응에 나서려 한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수수료 인하 이후 국내주식 투자자들의 동향을 살피며 추가적인 움직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연초 들어 국내 증시가 지난해 대비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자기자본 규모가 충분한 대형사들이 브로커리지 고객 유치에 나선 만큼 비슷한 정책으로 ‘집토끼 사수’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넥스트레이드 출범에 맞춰 메리츠증권의 수수료 프로모션을 견제하고자 적정 수준의 수수료 인하로 고객을 지키려는 측면이 있다"며 "시장 점유율이 높은 증권사가 수수료 인하에 나섬에 따라 다른 증권사들도 정책적으로 동참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